영화 ‘휴민트’ 주연 맡은 조인성 국정원 블랙요원役… 액션 선봬 나홍진·이창동作 등 올 3편 출연
“대한민국 국정원 블랙요원이 휴민트를 이용만 하고 책임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개인의 자존심 문제를 넘어 국가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설 연휴 최대 기대작 ‘휴민트’(감독 류승완)가 11일 개봉했다. 조인성(사진)이 연기한 국정원 요원 ‘조 과장’은 강철 같은 무력을 갖춘 정보 요원이지만, 동시에 휴민트와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다정한 인물이다. 예산과 절차를 이유로 위험에 빠진 정보원을 포기하라는 상부의 지시에 “진짜 우리 이거밖에 안 됩니까?”라고 맞선다. 조직의 판단보다 신의를 택한 그의 선택은 정보원 채선화(신세경)를 지키려는 의지로 이어지며 극의 동력이 된다.
1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조인성은 “그게 바로 어른의 태도인 것 같다”며 “(지키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 그게 어른의 ‘격’이자 대한민국의 ‘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극 중 조 과장의 고군분투는 채선화와 장건(박정민)의 멜로를 떠받치는 축. 아이러니하게도 조인성은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2004) 이후 오랫동안 멜로 장르를 대표하는 배우로 사랑받은 인물이다.
하지만 지금 그는 멜로보다 ‘사람’에 더 끌린다. 4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나도 나이가 있고, 12살 어린 배우와 멜로로 만나는 설정이 편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웃었다. 그는 “요즘은 사랑보다 사람이 궁금하다”며 “어떤 인물을 그릴 것인가에 더 집중한다”고 말했다.
조인성은 ‘휴민트’를 시작으로 나홍진 감독의 ‘호프’,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까지 올해 공개될 거장 감독들 작품 세 편에 출연한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한국영화에 모두 그가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영화의 운명을 짊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답했다. “제가 뭐라고 운명을 짊어지겠습니까. 작품이 혼자 꽃을 피울 수는 없습니다.” 그는 “모든 산업은 변화하고 영화도 그 흐름에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여전히 볼 만한 영화가 극장에 존재한다는 걸 알릴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