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3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계획을 접으면서 일단락될 듯했던 여권 내홍이 청와대의 ‘당무 개입’이라는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질 조짐이다.
합당에 반대한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이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났다고 주장하며 “지방선거 이후에 합당하고 전당대회는 통합 전당대회로 했으면 하는 것이 대통령의 바람”이라고 밝힌 것이 도화선이 됐다.
강 최고위원은 10일 페이스북에서 “홍 수석이 전한 통합에 관한 대통령의 입장은 ‘통합 찬성’”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또 “합당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면 바로 합당에 관한 수임기구를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대통령의 입장까지 전달받았다”면서 “그 전제에서 정 대표는 통합 추진을 위한 논의 기구를 양당 사무총장이 맡고, 논의 기구와 연동된 실무 기구를 함께 구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당무 개입은 대통령이 선거에 관여할 때 문제가 될 뿐, 당론에 관여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초선 의원)는 의견도 제기된다. 민주당 당헌 제105조는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이 당론 결정에 참여할 권한을 갖는다고 명시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민주당에서도 강 최고위원의 게시글이 문제가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여당 관계자는 “강 최고위원이 청와대와 직접 소통한다고 과시하려다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논란이 커지자 강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글이 계정에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바로 삭제를 지시했다”며 “의원실 내부의 실수라 대응하지 않았지만, 이를 두고 온갖 억측과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어 밤새 고통스러웠다”고 적었다. 게시글은 보좌진이 실수로 작성했으며, 내용 또한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강 최고위원은 보좌진이 해당 내용을 어떻게 알 수 있었는지, 청와대의 당무 개입 논란이 불거지는 데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靑 “대통령 뜻 말할 때 신중해주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강 최고위원의 글 관련해 “합당은 양당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강 실장은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은 경제 살리기, 민생 살리기, 외교, 대통령께서 매일 말씀하시는 부동산 문제와 주식시장 문제를 감당하기도 버겁다”며 “청와대나 대통령의 뜻을 말씀하실 때는 신중해 주실 것을 이 자리를 빌려 정중히 요청드린다”고도 했다.
강 실장은 여당의 ‘2차 종합특검’ 후보 추천 문제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선 “(이 대통령이) 격노하신 적은 없다. 일부 (그렇게) 보도가 나와서 당황스럽다”고 부인했다.청와대가 사전에 부정적 의견을 여당 측에 두 차례 전달했다는 주장에 대해 “통상적으로 당 추천 인사에 대해서는 후보자를 최종 통보받은 후에 모든 절차가 진행된다”고 답했다.
논란이 된 특검 후보를 추천한 민주당 이성윤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의) 부정적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했다는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