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성과급 지급기준인 영업이익과 생산량 등은 동종업계 동향과 시장 및 회사의 영업 상황, 재무 상태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지 근로의 제공과는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SK하이닉스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은 '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만 정하고 있을 뿐, 지급기준이나 요건에 관해선 정하지 않아 성과급 지급 의무가 확정된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이런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
대법원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단체협약과 취업규칙, 급여 규정, 노동 관행 등에 의해 사용자에게 그 지급 의무가 지워져 있는 것을 말한다"는 판례를 들었다.
대법원은 SK하이닉스의 경우 취업규칙에서 지급 의무를 정하지 않았고, 단체협약과 노동 관행을 보더라도 지급 의무가 정해진 바 없다고 판단했다.
SK하이닉스는 장기간 노사 합의를 통해 노조와 지급기준 등을 정하고 경영성과급을 지급했으나, 2001년과 2009년에는 관련 노사 합의 자체가 없었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에 비춰 피고가 연도별로 한 노사 합의는 그 효력이 당해 연도에 한정되고, 피고는 경영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경영성과급에 관한 노사 합의를 거절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매년 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관행이 규범적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돼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지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노동 관행으로도 지급 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특히 이익분배금(PS)의 경우 근로 제공뿐 아니라 회사의 자본 및 지출 규모, 비용 관리,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른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므로 "근로의 양이나 질에 대응하는 대가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익분배금의 실제 지급률은 연봉의 0∼50%에 이르기까지 큰 폭으로 변동했다.
2018년 대법원이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성과급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한 판결 이후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다투는 소송이 다수 제기됐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퇴직금 소송에서는 일부 성과급의 임금성을 인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삼성전자의 목표인센티브는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가 아니라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에 더 가깝다"며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성과인센티브에 대해서는 근로 제공 외에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요인들이 합쳐진 결과물이라며 임금성을 부인했다.
이날 대법원은 "이번 판결은 같은 쟁점에 관해 대법원이 지난달 29일 선고한 삼성전자 사건에서 판시된 법리적 판단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영성과급 자체로 임금성이 인정하거나 부인되는 것이 아니고 회사별 성과급 지급 기준과 내용, 방식에 따라 임금성 판단이 갈리게 됨을 분명히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