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명절이 더욱 슬픈 이산가족 절규, 남북 모두 외면 말아야

이산가족의 날 기념 전시 개막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제2회 이산가족의 날 기념 전시 '희미한 기억, 짙은 그리움' 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2024.9.12 mjkang@yna.co.kr/2024-09-12 16:43:30/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통일부의 ‘남북 이산가족 교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남북 이산가족 교류가 ‘생사 확인’ 단 1건으로 집계돼 역대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8월을 끝으로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된 만큼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다만 남북 관계 복원을 공약으로 내건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8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진전이 없으니 이산가족들은 속으로 피눈물을 흘릴 법도 하다. 설 연휴를 앞두고 “생사만이라도 알고 싶다”는 이산가족의 절규를 북한 당국은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이제껏 정부에 이산가족 등록 신청을 한 인원은 총 13만4518명이다. 하지만 그 4분의 3에 가까운 10만명 이상이 이미 별세해 생존자는 3만4145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나마 70대 이상 고령자가 85%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평균수명도 진작 80세를 넘겼다고 한다. 생전에 헤어진 가족과 재회하거나 아니면 그 묘소라도 찾아 참배하고 싶다는 이산가족들의 간절한 소망을 이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3년 12월 “남북은 서로 적대하는 두 국가”라고 선언했다. 이후 남북 간에는 모든 형태의 접촉과 대화가 사라졌다. 김 위원장은 “통일은 무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며 연일 북한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데 여념이 없다. 그러나 이산가족 문제는 남북 관계가 녹록지 않다고 섣불리 포기할 일이 결코 아니다. 정부는 북한을 향해 “인도적 차원에서 이산가족 관련 대화에 응하라”고 지속적으로 촉구하는 한편 각종 국제기구를 활용해 북측 호응을 유도하는 우회로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어제 김남중 통일부 차관이 설 연휴를 맞아 납북자와 북한 억류자 가족들을 방문해 위로했다. 이들과 더불어 6·25 전쟁 당시 북한군에 붙잡혔다가 귀환하지 못한 국군 포로 및 그 가족들도 분단 체제의 최대 피해자가 아닐 수 없다. 이재명정부를 향해 ‘남북 관계 개선에만 주안점을 둔 나머지 납북자 등의 인권 문제는 소홀히 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 현실이다. 인권을 중시하는 더불어민주당 정부답게 납북자·억류자·국군 포로 인권 보호와 송환 노력에도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