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의원 당선자 93% 개헌 찬성… 다카이치 ‘자위대 명기’ 추진 탄력

아사히신문 조사 분석

조사한 이후 찬성 첫 90% 넘어서
‘자위대 명기 필요’ 80% 가장 많아
‘전쟁 가능 국가로 전환’ 실현 우려

2·8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역사적 대승’을 거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자위대의 헌법 명기’를 위한 개헌에 의욕을 드러낸 가운데 이번 총선 당선자 93%가 개헌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은 도쿄대 다니구치 마사키 연구실과 함께 조사·분석한 결과 총선 당선자 430명 중 93%가 ‘헌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고 12일 전했다.

 

개헌 찬성파 비율이 90%를 웃돈 것은 2003년부터 중의원과 참의원(상원) 선거 당선자를 상대로 조사를 시행한 이후 처음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역대 조사에서는 제2차 아베 신조 내각이 출범한 2012년 89%로 고점을 찍은 이후 2014년 84%, 2017년 82%, 2021년 76%, 2024년 67%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였다.

 

정당별 찬성파 비율은 자민당 99%, 일본유신회 100%, 국민민주당 96%, 참정당 93%, 팀 미라이 73%, 중도개혁연합 58%로 집계됐다. 공산당과 레이와신센구미는 응답자 전원이 개헌에 반대했다.

 

투·개표일(8일) 전까지 실시해 당선자 답변만 추려낸 이번 조사에서는 개헌이 필요한 부분(복수 응답)으로 ‘자위대 명기’(80%)가 가장 많이 꼽혔다. 연립 여당인 자민당(94%)·유신회(92%)와 극우 성향 신생 정당 참정당(86%)의 찬성 비율이 높았다. 다음은 국민민주당 64%, 팀 미라이 55%, 중도개혁연합 10% 순이었다. 이밖에 ‘집단적 자위권 보유 명기’ 주장은 22%였고, 긴급사태 조항을 신설하거나 총리의 의회 해산권에 제한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10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환화게 웃으며 일본 도쿄의 총리 공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나라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격변하는 지금이야말로 시대에 맞게 헌법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자위대 명기, 긴급사태 대응, 선거구 합구(合區) 해소, 교육 충실 4개 항목을 중심으로 개헌 논의를 적극 전개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해에는 이른바 평화헌법의 핵심인 제9조를 유지하면서 “우리나라(일본)의 평화와 독립을 수호하고 국가·국민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위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막지 않고, 실력 조직으로서 총리를 최고 지위 감독자로 하는 자위대를 보유한다”는 문구를 추가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신회가 ‘육·해·공군 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을 명시한 9조 2항의 삭제와 집단 자위권 전면 용인, 국방군과 군인 지위 명기 등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개헌 논의에 불이 붙을 경우 일본이 ‘전쟁 가능한 국가’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아사히는 “지난해 참의원 선거 당시 조사에서는 개헌파가 63%였다”며 “정권 내부에서는 ‘적어도 차기 참의원 선거(2028년) 때까지는 발의가 어렵다’는 견해가 나온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개헌안을 발의하려면 참의원에서도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현재 여당 의석 수는 과반에도 못 미친다”며 “2016년엔 개헌파가 중·참 양원에서 모두 3분의 2를 넘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도통신 조사에서는 당선자 403명 중 81.1%가 ‘자위대 헌법 명기’를 위한 개헌에 찬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위비 증액에는 84.1%가 동의했고, 스파이 방지법 제정(84.1%), 살상 능력이 있는 무기 수출에 대한 규제 완화(62.0%)에 대한 찬성 비율도 높았다. 반면 핵무기 제조·보유·반입을 금지한 ‘비핵 3원칙’은 유지 의견이 68.7%로 재검토론(14.6%)을 크게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