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서 2024년 대학생 시위를 유혈 진압한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퇴진한 이후 처음으로 전국 단위 선거가 12일(현지시간) 실시됐다.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끄는 옛 여당은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를 낼 수 없어 옛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의 승리가 예상된다.
방글라데시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전국 투표소 4만2천여곳에서 임기 5년의 지역구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총선 투표를 시작했다. 유권자들은 로이터에 이번 총선 투표 분위기가 과거 선거보다 더 자유롭고 축제같았다고 전했다.
방글라데시 의회는 모두 350석이다. 이 가운데 300석은 직접 선거로 뽑고 나머지 50석은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여성 의원 몫으로 배분된다. 총리는 총선 결과에 따라 의회 다수당 대표가 맡는다.
투표 마감 직후부터 개표가 시작됐고, 선거 결과는 오는 13일 오전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를 이끄는 무함마드 유누스 최고 고문(총리격)은 곧 사임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수도 다카에서 투표한 뒤 “오늘은 자유의 날”이라며 "우리는 악몽을 끝내고 새로운 꿈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옛 제1야당인 BNP의 승리가 예상된다.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끄는 아와미연맹(AL)은 정당 등록이 정지돼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BNP가 승리하면 과거 총리를 지낸 칼레다 지아 BNP 총재의 아들 타리크 라흐만 BNP 총재 대행이 차기 총리 1순위로 꼽힌다. 그는 영국에서 17년 동안 망명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12월 말 귀국했고, 곧바로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타리크 라흐만은 빈곤 가정에 재정을 지원하고 총리 임기를 10년으로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부패도 척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선은 2024년 대학생 시위를 유혈 진압한 하시나 전 총리의 집권이 끝난 뒤 처음 치러지는 선거였다. ‘몬순 혁명’으로 불리는 당시 시위로 하시나 전 총리는 실각해 인도로 달아났고 지금도 귀국하지 않고 있다.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기소된 그는 지난해 11월 방글라데시 다카 법원에서 열린궐석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보고서를 통해 2024년에 3주 동안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대 14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