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반칙을?” ‘반칙왕’ 오명의 황대헌, 개인전 첫 판부터 반칙으로 준결승 진출에도 실패…린샤오쥔도 준준결승도 탈락해 ‘숙적’ 맞대결은 무산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준결승에 출전한 황대헌이 네덜란드 퇸 부르와 접촉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반칙이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맏형’ 황대헌이 개인전 첫 판인 1000m에서 반칙을 범하며 준결승 진출에도 실패했다. 

 

황대헌은 13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준결승에서 1조 경기에 출전해 펠릭스 루셀(캐나다), 류사오앙(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선을 끊었으나 실격 판정을 받아 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준결승에 출전한 황대헌이 네덜란드 퇸 부르와 접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후 심판진은 판독을 통해 황대헌에게 레인 변경 반칙을 선언했다. 네 바퀴가 남은 상황에서 2위로 달리던 황대헌이 직선 주로에서 코너를 향해 안쪽으로 자리를 바꾸다 퇸 부르(네덜란드)를 막다가 신체 접촉이 발생했고, 이 동작이 부르의 주행을 방해했다는 판단에 심판진은 페널티를 지적했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준결승에 출전한 임종언과 중국 린샤오쥔(임효준)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황대헌이 준준결승에서 페널티로 탈락하고, 린샤오쥔(중국, 한국명 임효준)도 4조에서 준준결승에 출전했으나 조 최하위에 머물면서 ‘성추행 논란’으로 얽힌 두 숙적 간의 맞대결은 무산됐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쌍두마차’로 활약했던 두 선수는 2019년 6월 진천선수촌에서 일상 속에 주고받던 장난이 ‘비극’이 되며 같은 해를 지고 살 수 없는 원수지간이 됐다. 당시 진천선수촌 웨이트장에서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 10여명 선수가 공식 훈련 전 대기 시간에 암벽 등반 기구에서 장난을 주고받던 중 암벽 기구에 오르던 황대헌의 반바지를 임효준이 잡아당기는 장난을 쳤고, 황대헌의 엉덩이 일부가 노출됐다. 처음엔 가벼운 장난으로 치부됐던 이 사건은 이후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황대헌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성희롱으로 신고했기 때문. 당시 임효준은 “친근함의 표시였을 뿐 성추행의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황대헌 측의 입장은 단호했다. 임효준의 수차례 사과 시도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동성 간 성추행’이라는 낙인이 찍힌 임효준은 선수자격 정지 1년 처분을 받아야 했다. 2019∼2020시즌은 물론 2020∼2021시즌 대표 선발전에도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사실상 두 시즌을 허송세월을 보내게 된 임효준은 중국으로 귀화해 ‘린샤오쥔’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임효준은 2년 간의 법정 공방 끝에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인정받았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준결승에 출전한 황대헌이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응원단과 린샤오쥔(임효준)을 응원하는 중국 응원단이 응원하고 있다. 뉴시스

귀화 당시만 해도 쇼트트랙 라이벌 국가인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을 두고 ‘매국노’, ‘징계 회피를 위한 꼼수’ 등으로 한국 여론이 싸늘하게 식었지만, 사건 당시 알려지지 않은 진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동정여론도 생겼다. 임효준이 장난을 치기 전에 황대헌도 암벽 기구에 오르던 여자 선수들의 엉덩이를 주먹으로 때렸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이 또한 엄연히 성추행에 해당되는 행동이다. 황대헌 본인도 상대가 느끼기에 따라 성추행에 해당되는 행동을 해놓고 남에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대응이었다.

 

이후 황대헌은 빙판 위에서도 대표팀 선배인 박지원을 상대로 ‘팀킬 논란’을 일으키며 국내 팬들에게 비호감 이미지가 낙인찍혀버렸다. 2023∼2024 1차 월드컵을 시작으로 2024 세계선수권 1500m와 1000m까지 경기 도중 선두에 있던 박지원을 인코스로 무리하게 추월하려다 같이 넘어지거나 박지원이 추월하자 손으로 밀어버리는 등 갖가지 반칙 플레이를 저질렀다. 이후 황대헌은 “서로 경쟁하고 있었고 시합을 하다 보면 충분히 나오는 상황”이라고 해명을 했고, 그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더욱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린샤오쥔(임효준). 연합뉴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두 선수는 이번 밀라노에서 올림픽 맞대결을 펼치게 됐지만, 2000m 혼성계주에서도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았고 개인전 남자 1000m에서도 같은 빙판 위에 서는 모습이 아직 나오진 않았다. 

 

남자 1000m 탈락 후 황대헌은 “네덜란드 선수가 안쪽으로 파고들어 오는 과정이었다. 제가 몸이 한참 더 앞서 있어서 방어를 했던 상황”이라며 “심판이 반칙을 선언했는데, 제가 좀 더 깔끔한 레이스를 펼쳤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마음을 잘 추슬러서 다음 경기에 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