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뒤 남은 음식, 무심코 데웠다간 식중독 부른다

설 연휴가 지나고 나면 집에서 먹고 남은 국과 찌개, 전, 나물 무침, 고기 등이 냉장고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한 번에 차린 음식을 며칠에 걸쳐 나눠 먹다 보면 전자레인지로 다시 데워 먹는 상황도 잦아진다. 그러나 남은 음식을 단순히 따뜻해질 때까지만 데워 먹으면 보관 상태와 가열 방법에 따라 식중독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보관 용기에 담긴 음식을 전자레인지로 다시 데우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조리된 음식을 다시 먹을 때 중심부까지 75℃ 이상으로 충분히 재가열해야 한다. 식중독 예방 수칙에서도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특히 육류와 가금류는 중심온도 75℃에서 1분 이상, 어패류는 중심온도 85℃에서 1분 이상 가열할 것을 권고한다.

 

■ 전자레인지로 데웠는데도 위험한 이유

 

전자레인지 자체가 위험한 조리기기는 아니다. 다만 조리 방식에 따라 음식이 고르게 데워지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겉은 뜨거워 보여도 음식 중심부 온도가 충분히 오르지 않을 수 있어, 중심까지 제대로 데워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전자레인지로 데울 때는 중간에 한 번 꺼내 섞거나 뒤집은 뒤 다시 데우는 것이 좋다.

 

냉장고 선반에 밀폐 용기에 담긴 음식이 보관돼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냉장 보관했다고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

 

보관 단계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조리한 음식은 상온에 오래 두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냉장 보관해야 한다. 상온에 오래 방치될수록 음식이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냉장 보관했다고 해서 남은 음식이 오래도록 안전한 것은 아니다. 보관 시간과 온도에 따라 세균 증식 정도는 달라진다. 냉장 보관 중인 음식에서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나거나 색이 변하는 등 이상이 느껴지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보관 날짜를 기억하기 어렵다면 용기에 날짜를 적어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조리된 음식을 냉장 보관할 때는 식히는 과정도 중요하다. 뜨거운 상태로 바로 냉장고에 넣으면 내부 온도가 올라 다른 음식의 변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열기를 어느 정도 식힌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하고, 양이 많을 경우에는 소분해 두는 것이 좋다. 음식 표면이 공기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뚜껑을 덮거나 밀폐해 보관하면 세균 증식을 줄일 수 있다.

 

냉장고 내부 온도 역시 안전을 좌우하는 요소다. 냉장식품은 5℃ 이하, 냉동식품은 -18℃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차가운 음식은 5℃ 이하에서 보관하고, 뜨거운 음식은 실온에 오래 두지 말고 식힌 뒤 냉장 보관한다. 연휴 이후에는 냉장고에 보관된 음식이 늘어나는 만큼 평소보다 온도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냉장고 외부 디스플레이에 냉장실 3℃, 냉동실 -19℃로 설정된 온도가 표시돼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교차오염·잘못된 해동도 식중독 원인

 

보관과 재가열 관리뿐 아니라 조리 과정에서의 위생도 함께 챙겨야 한다. 식재료가 서로 닿으면서 세균이 옮겨가는 ‘교차오염’도 식중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육류·생선·가금류·달걀 등은 채소·과일 등과 닿지 않도록 분리 보관하고, 칼과 도마는 식재료별로 구분해 사용한 뒤 세척·소독해야 한다. 특히 명절에는 조리 과정이 길어지고 사용하는 재료가 늘어나는 만큼 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해동 과정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냉동식품은 냉장고나 냉수,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해동하고 상온에 오래 두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한 번 해동한 식품을 다시 얼렸다가 재해동하는 것도 식품 안전에 바람직하지 않다.

 

식재료별로 구분해 사용한 도마를 세척하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남은 음식은 보관 시간과 온도, 재가열 여부에 따라 안전성이 크게 달라진다. 연휴 이후에는 냉장고에 남아 있는 음식의 상태부터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작은 부주의가 식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