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설 연휴가 시작되는 14일 토요일, 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야 할 시점이지만 하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 이른 아침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짙은 안개와 미세먼지가 뒤섞이며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연휴 첫날부터 마스크 착용과 안전운전이 필수가 된 모양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인천과 경기도, 강원 내륙, 충청권에는 가시거리 20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내려앉는 곳이 많겠다. 특히 서해상에서 유입되는 바다 안개까지 더해지면서 서해안 인근 도로나 교량을 지날 때는 평소보다 속도를 줄여야 한다.
대기 질도 좋지 않다.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 지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 수준까지 치솟겠으며, 그 밖의 중부지방과 영남권도 ‘나쁨’ 단계를 보일 전망이다.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가 정체되면서 오염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탓이다.
하늘은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곳곳에 약한 비구름이 지난다. 인천과 경기북부, 강원북부 내륙에는 오전부터 낮 사이 1mm 미만의 적은 양의 비가 내리겠고, 제주도 산지에도 저녁까지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비의 양은 적지만, 기온이 낮은 이른 아침에는 도로 살얼음이 얼 수 있어 귀성길 교통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추위 걱정은 잠시 접어둬도 좋겠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2~6도, 낮 최고기온은 9~17도로 평년보다 훨씬 포근한 날씨가 이어진다. 대구의 낮 기온이 17도까지 오르고 서울도 12도를 기록하는 등 초봄 같은 날씨를 보이겠다.
다만 남부 내륙을 중심으로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5도 이상으로 크게 벌어진다. 장거리 이동 시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어 체온 조절에 신경 써야 하며,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만큼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안개와 먼지가 중부지방의 고민이라면, 동해안 지역은 ‘건조함’이 문제다. 강원 동해안과 산지, 경북 동해안, 부산·울산 등지에는 현재 건조특보가 발효 중이다. 대기가 매우 건조한 상태에서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는 순간풍속 70km/h(20m/s) 이상의 강한 바람까지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작은 불씨가 강풍을 타고 대형 화재로 번질 위험이 큰 상황이다. 성묘객이나 등산객들은 화기 엄금 등 산불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강풍에 의한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사전에 점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고향으로 향하는 길, 비록 하늘은 뿌옇고 공기는 탁하지만 마음만은 넉넉한 설 연휴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