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가 휩쓸고 간 자리에 상큼한 과일 향이 스며들고 있다. 새벽부터 줄을 서던 쿠키 열풍이 한풀 꺾이자, 이제는 식빵 사이에 생크림과 과일을 듬뿍 채운 ‘후르츠 산도’가 새로운 유행의 주인공으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페와 디저트 전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후르츠 산도 메뉴 도입을 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본래 일본 후쿠오카의 과일 전문점에서 시작된 이 디저트는 식빵의 부드러움과 생과일의 청량함이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제주도 등 국내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과일 모찌’나 크림을 강조한 변형 형태로 등장하며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최근 후르츠 산도와 관련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불황 속에서 반짝 유행하는 아이템 하나가 매장의 생사를 가를 수 있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한 자영업자는 “요즘 생과일 산도 때문에 오픈런을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두쫀쿠의 뒤를 잇는 유행이라는데, 직접 만들지 아니면 납품을 받아야 할지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주는 “매출이 떨어져 직원들 눈치가 보일 정도”라며 “과일 모찌나 산도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수소문하고 있다”고 조언을 구했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체감 온도는 뜨겁다. 한 누리꾼은 “집 앞 카페에 갑자기 긴 줄이 늘어섰기에 가보니 산도 때문이었다”며 “일본에서 건너온 유행이 본격적으로 상륙한 느낌”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산도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지만, 두쫀쿠처럼 금방 식을 것 같다”며 “길어야 한 달 본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신선 식품인 과일의 특성상 재고 관리의 어려움과 높은 단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전문가들은 후르츠 산도가 구글 디스크버나 인스타그램 등 시각적 요소가 중요한 플랫폼에서 ‘사진 찍기 좋은’ 아이템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단순히 맛을 넘어 단면의 화려함이 MZ세대의 소유욕을 자극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진입 장벽이 낮아 너도나도 뛰어드는 ‘레드오션’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유행 따라하기보다는 제철 과일을 활용한 차별화된 서사가 뒷받침되어야 롱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