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가?” 남성은 조율 vs “뭐 사?” 여성은 비용…동상이몽 설 풍경

장거리 이동 피로감 여전…‘양가 형평성’ 맞추기가 최우선 과제

2026년 오늘을 사는 부부들에게 명절은 어떤 의미일까. 단순한 휴식 그 이상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정, 이동, 비용 등 ‘가족 운영’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가연 제공

14일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발표한 ‘2026 연애·결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혼자들이 명절을 앞두고 가장 머리 아파하는 대목은 ‘양가 방문 일정 조율(25.1%)’이었다. 특히 남성 응답자의 28.4%가 이를 1위로 꼽으며, 처가와 본가를 오가는 스케줄 짜기가 명절의 가장 큰 스트레스임을 드러냈다.

 

이어지는 고민은 현실적인 ‘지갑 사정’이다. 양가 부모님 선물과 용돈 등 지출 부담(22.7%)이 2위를 차지했고, 고속도로 위에서 버려지는 시간을 걱정하는 장거리 이동 및 교통 문제(19.4%)가 뒤를 이었다. 과거 명절의 상징이었던 ‘가사 노동’이나 ‘고부 갈등’보다는 효율적인 자원 배분과 일정 관리가 현대 기혼자들의 새로운 숙제로 떠오른 셈이다.

 

성별에 따른 온도 차도 뚜렷했다. 남성은 일정 조율에 이어 장거리 이동(23.4%)을 두 번째 고충으로 꼽았다. 명절 내내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물리적 피로감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여성은 선물 등 지출 부담(26.6%)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선택했다. 단순히 돈의 액수를 넘어, 양가에 드리는 선물의 수준을 맞추고 형평성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이 적지 않음을 뜻한다. 여성들의 2순위 고민 역시 일정 조율(22%)인 것으로 나타나, 명절 스케줄링이 부부 관계의 핵심 쟁점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주목할 점은 ‘명절 음식 준비 등 가사 부담’이 7.1%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이는 제사를 생략하거나 외식·밀키트로 대체하는 등 명절 풍경이 간소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강은선 가연 커플매니저는 “가사 노동의 비중이 낮아진 대신 일정, 이동, 비용 등 이른바 ‘가족 운영’에 관한 고민이 깊어진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대가족 중심의 전통적 명절이 점차 실속과 효율을 중시하는 소가족 형태로 변화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