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들어 금값이 온스당 5600달러까지 치솟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이 거대한 유동성의 원천에는 중국이 있다. 중국 금 시장 동향을 보면 전통적인 ‘다마(Dama·중년 여성 투자자)’ 부대와 ‘Z세대’가 두 축으로 나뉘어 다른 방식의 금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된다. 가격을 밀어 올리는 거대 자본의 배후에는 중년 여성 부대가 여전히 자리한 한편, 소액 실물 투자 중심의 청년층 유입도 기세가 상당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금·은 랠리를 주도한 세력으로 중국 중년 여성 투자자들이 지목됐다. 세계금협회(WGC)는 지난해 중국 투자자들이 전년 대비 28% 급증한 약 432t의 골드바와 금화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골드바·금화 구매량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규모다.
WSJ는 중국의 중장년층이 “부동산 침체와 증시 변동성, 낮은 은행 금리에 실망한 뒤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금을 대거 매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값이 너무 올랐다고 판단한 일부 다마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은으로 눈을 돌려 시세 차익을 노리는 등 투자 방식이 공격적으로 변모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자금력이 부족한 Z세대는 무게보다 개수를 늘리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에서 18세~24세 인구의 금 장신구 보유율은 62%에 달하는데, 이들의 주력 상품은 1g짜리 ‘금콩(Gold Beans)’이다. 유리병에 금콩을 모으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위챗이나 알리페이 등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소액 금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급증했다.
이런 트렌드는 자산 증식보다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식의 저축 놀이 문화로 해석되지만, 금 시장 구조의 재편을 암시하는 측면도 있다.
중국황금협회(CGA)의 2025년 결산 자료에 따르면 금 장신구 소비는 31.61% 급감한 반면 골드바와 코인 등 실물 투자용 금 소비는 35.14% 증가했다. 사상 처음으로 투자용 금 소비가 장신구를 추월한 것이다. 세공비가 비싼 장신구 시장에서 전통적 소비가 무너진 자리에 자산 방어를 위해 실물 금 시장을 노리는 다마, 소액 저축 시장에 들어선 Z세대가 양대산맥을 이루게 된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의 열풍 뒤에는 국가의 움직임도 있다. WCG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PBOC)은 2026년 1월까지 15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려 공식 보유량 2308t을 기록했다. 전체 외환보유자산의 9.6%를 차지한다. 중국이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민간의 금 보유를 장려하면서 국가 차원의 ‘황금 요새’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달 초 들어 조정 움직임을 보인 금 가격은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하락된 가격으로 매수에 나서며 온스당 5000달러, 그램당 1000위안이라는 주요 저항선 부근에서 지지선을 형성했다고 WCG는 설명했다.
중국 금 ETF는 이달에만 440억 위안(60억달러, 38t)을 추가하며 사상 최고 수준의 연초 상승세를 기록 중이며, 운용자산과 보유 자산 규모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