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 작업이 본격화됐지만, 현직인 정근식 교육감의 경선 불참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정 교육감은 신학기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출마 선언을 미루고 있지만, 이 경우 진영 내 경선이 마무리된 이후 선출 후보와 다시 단일화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해진다. 경선에 나선 예비후보들은 이를 두고 “민주적 절차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11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경선 후보자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 교육감의 경선 불참을 공개 비판했다. 추진위는 시민단체와 서울시민이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해 구성한 한시적 기구다.
이 자리에는 경선 후보자인 강민정 전 의원, 한만중 전 서울시교육감 비서실장, 강신만 전 서울시교육청 혁신미래교육추진위원장, 김현철 전 서울시교육청 대변인 등 4명이 참석했다.
강민정 후보는 “마땅히 있어야 할 한 사람의 빈 자리가 너무나 크다”며 조속한 합류를 촉구했고, 김현철 후보도 “민주진보 진영답게 공정하게 경쟁하고 정책 토론을 해야 한다”며 참여를 요청했다. 특히 강신만 후보는 “추진위 후보 등록 기간이 끝난 만큼 정 교육감은 향후 추진위 단일화에 참여할 수 없다”며 “진보 교육감 단일화로 향하는 배를 이미 놓친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추진위는 정 교육감 측에 이날까지 경선 참여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정근식 교육감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 중이다. 앞서 정 교육감 측은 “신학기 준비에 전념하기 위해 당장 출마를 선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7일 자신의 저서 ‘정근식, 교육감의 길’ 출판기념회를 열며 사실상 재선 도선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3선을 지낸 조희연 전 교육감의 전례에 비춰, 정 교육감이 선거를 두 달가량 앞둔 4월 하순께 출마 선언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문제는 시점이다. 추진위는 시민참여단 모집과 정책 토론회, 여론조사 등을 거쳐 4월11일 단일 후보를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정 교육감이 이후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이미 선출된 단일 후보와 다시 단일화 절차를 밟는 구도가 불가피한 것이다. 이에 대해 추진위와 예비후보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어,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정 교육감이 독자 출마를 택하거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진보 진영은 분열된 채 본선을 치르게 된다. 이는 선거 판세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한편 보수 진영 역시 한시적 기구인 ‘서울·경기·인천 좋은교육감후보 추대시민회의’를 중심으로 단일화 채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수 진영은 과거 다자 구도로 표가 분산되며 패배했던 전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류수노 전 한국방송통신대 총장, 임해규 전 두원공대 총장, 윤호상 전 서울미술고 교장 등이 예비 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이밖에 신평 사단법인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 이건주 전 한국교총 대변인 등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