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銀·銅 싹쓸이’ 이변 일으킨 한국 설상…17일 마지막 대미 장식한다

그동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메달밭은 빙상, 그중에서도 쇼트트랙이었다. 반면 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선 사뭇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빙상이 다소 부진을 겪고 있는 반면, 설상은 ‘금·은·동’을 싹쓸이하며 통쾌한 승전보를 전했다.

 

왼쪽부터 김상겸, 최가온, 유승은. 연합뉴스·뉴스1

16일 오후 기준 한국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참여국 중 총 메달 5개(금1·은2·동2)로 16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 3개 메달이 스노보드 종목에서 나왔다. 설상에서 나온 금메달은 한국이 이번 올림픽에서 얻은 유일한 금메달이기도 하다.

 

첫 시작은 ‘럭키가이’ 김상겸이었다. 김상겸(37·하이원)은 8일 열린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벤야민 카를(오스트리아)을 상대로 0.19초 차로 패하며 값진 은메달을 땄다. 김상겸의 인생 첫 올림픽 메달이자,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수확한 첫 메달이다. 한국 올림픽 역사상 400번째 메달이기도 하다.

 

앞서 평행대회전 종목은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수상한 ‘배추보이’ 이상호(31·넥센윈가드)에게 이목이 쏠려있었다. 세 번의 올림픽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김상겸은 스포트라이트에서 빗겨나 있었다. 그러나 김상겸은 8강에서 랭킹 1위 롤란드 피슈날러를 이기더니, 4강에선 20살의 신예 테르벨 잠피로프(불가리아)를 0.23초 차이로 제치고 결승에 오르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4번의 도전, 16년간의 기다림 끝에 얻은 메달이었다.

 

김상겸이 8일(현지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 대회전 8강전에서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리비뇨=연합뉴스

김상겸이 불을 붙인 메달 레이스를 고교생 스노보더 유승은(18·성복고)이 이어받았다. 유승은은 9일 열린 스노보드 빅에어 결선에서 합계 171.00점을 받으며 3위를 차지했다. 빅에어를 포함해 프리스타일(공중곡예를 통해 예술성을 겨루는 종목) 종목에선 남녀 통틀어 첫 번째 메달이자, 한국 올림픽 설상 종목에서 여성이 따낸 첫 메달이기도 하다.

 

빅에어는 보드를 타고 30m 넘는 슬로프에서 활강해 대형 점프대에서 도약, 점프와 회전, 착지, 비거리 등을 겨루는 종목이다. 유승은은 1차 시기에서 몸 뒤쪽으로 네 바퀴를 회전하는 ‘백사이드 트리플 콕 1440’을 성공했고, 2차 시기에서는 프런트사이드로 네 바퀴를 돌았다. 2차 시기 직후 유승은은 보드를 내던지는 ‘보드 플립’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최가온이 12일(현지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금빛 점프’를 하고 있다. 리비뇨=연합뉴스

화룡점정은 최가온(18·세화여고)의 금빛 활주였다. 최가온은 지난 13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극적인 뒤집기를 펼치며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1차와 2차 시기 모두 착지에 실패했지만, 마지막 3차 시기에서 90.25점을 획득하며 본인의 우상 클로이 김(미국)을 넘어섰다. 마찬가지로 이번이 첫 올림픽이었던 최가온은 한국 설상 종목 첫 금메달 수상자라는 영예까지 얻게 됐다.

 

유승은이 9일(현지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빅에어 결선에서 마지막 점프를 뛰고 있다. 리비뇨=UPI연합뉴스

금·은메달을 안겼던 최가온과 김상겸은 귀국했지만, 아직 유승은이 남아 설상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한다. 유승은은 15일(한국 시각) 오후 10시 15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슬로프스타일 예선에서 76.80점, 전체 3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슬로프스타일은 다양한 기물로 구성된 코스를 통과하며 기술을 채점해 순위를 정하는 경기다. 유승은은 원래 빅에어가 주 종목이지만 지난해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슬로프스타일 5위에 오르는 등 경쟁력을 입증했다.

 

17일 오후 1시에 열리는 결선에서 메달을 손에 넣을 경우 유승은은 한국 스노보드 사상 첫 올림픽 ‘멀티 메달리스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