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안정 앞세워 국정 드라이브… 野 때려 지지층 결집 노림수

李대통령, 설연휴에도 SNS 정치

“다주택 매각 강요한 적 없어
파는 게 이익인 상황 알릴 뿐”

張 “李, 부동산 정책만 언급
관세에 무관심… 해결책 없어”

서울 아파트 매매 10건 중 9건
주담대 6억 가능한 15억 이하

교복 관계부처 협의체 20일 회의

이재명 대통령이 설 연휴 기간 잇따라 내놓은 부동산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는 정부의 ‘시장 안정화 드라이브’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데 집중됐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의지를 피력하고, 이에 대한 지지를 설 이후 국정 원동력으로 삼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자신을 공격하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직접 거론하며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된다고 보느냐”는 공개 질문까지 던진 만큼, 야권을 향한 날 선 비판을 통한 지지층 결집 효과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18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설 연휴(14∼18일) 기간 엑스(X)에 이날 오후 9시 기준 총 8건의 게시글을 올리면서 활발한 ‘SNS 정치’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 부동산과 직접 관련된 메시지는 4건으로, 모두 정부 정책의 당위성을 다루며 설 부동산 민심을 주도하는 데 주력했다. 일부 글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한 장 대표의 비판을 정면 반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李대통령 부부 손하트 새해 인사 이재명 대통령과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17일 공개된 설 맞이 인사 영상에서 한복을 입은 채 손 하트를 만들며 국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께서 원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이정표 삼아 한 걸음 한 걸음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제공

연휴 첫날인 지난 14일에는 장 대표가 “국민에 대한 부동산 겁박을 이제 그만 멈추라”고 지적한 내용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저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추구할 뿐, 집을 팔라고 강요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에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비판했는데, 이를 직접 겨냥하며 정치권 공방에 뛰어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자·투기에 주어진 부당한 특혜를 회수하고, 상응하는 부담을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14일 오후에 올린 글에서도 “‘다주택을 팔라’고 직설적으로 날을 세운 적도, 매각을 강요한 적도 없으며 그럴 생각도 없다”며 “직설적 요구나 강요는 반감을 사기 때문에 파는 것이 이익인 상황을 만들고 이를 알려 매각을 유도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의 이름을 직접 언급한 메시지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올린 글에서 “장 대표께서 청와대에 오시면 조용히 여쭤보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여쭙겠다”며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적었다. 지난 12일 장 대표의 갑작스러운 불참 선언으로 무산된 여야 대표 오찬을 거론하며 공개 질의에 나선 것이다.

18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이에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이 미국 관세 문제 대신 부동산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장 대표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관세 문제에 대해서는 ‘관’자도 꺼내지 않으면서 매일 밤마다 부동산 정책만 말하고 있는 것은 관세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거나 어떤 해결책도 없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연휴 기간 ‘투기성 다주택 보유’의 문제점을 연일 강조해온 만큼, 설 이후에는 실질적 해법을 내놓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설 당일 김혜경 여사와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관람한 것 외에는 연휴 기간 별도 일정 없이 관저에서 집권 2년차 국정 구상에 몰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설날 메시지에서도 “이제 전력질주만 남았다”며 정책 총력전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부동산공화국을 극복하는 것이든,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든, 공정하고 합리적인 세상을 만드는 것이든, 성장·발전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든, 두려움을 모두 떨쳐내고 촌음까지 아껴 사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 영향으로 이날 기준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975건 중 850건(87.2%)은 15억원 이하로 집계됐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에서 수도권·규제지역의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10·15 대책’ 때 한도를 차등화해 대출 규제를 더욱 강화했고, 현재는 15억원 이하 주택만 6억원의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연휴 이후 국민 체감 정책을 구체화하는 데도 집중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교복 구입비가 60만원에 육박한다고 한다”며 교복값의 적정성을 살피라고 지시한 데 따라 20일 관계부처 5곳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교복 제도 관련 부처별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합동 회의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