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브리지 전략’에 韓 조선업 기회 열릴까

전문가 “정부용 선박 구매할 때
한국 등 동맹국과 협력 가능성”
외국 건조 후 美 투자 병행 방식
의회 입법·공급망 등 해결 과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조선업 재건을 위해 발간한 ‘해양행동계획’에서 제안된 ‘브리지 전략’과 관련, 정부용 선박 구매에서 한국 등 동맹국과의 실질적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의회 차원의 후속 입법 상황과 미국 내 중간 공급업체 생태계 붕괴는 걸림돌로 꼽힌다.

제임스 김 스팀슨센터 한국프로그램 국장은 18일(현지시간) 분석자료에서 “해양행동계획에서 가장 대담하고 흥미로운 제안은 브리지 전략”이라면서 “미국 정부용 선박 구매의 경우 미 해안경비대가 핀란드 조선사들과 11척의 북극 쇄빙선을 건조하는 계약을 맺은 것에 비춰 비슷한 협력 모델을 고려할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 모습. 한화오션 제공

브리지 전략은 다수 선박을 한번에 계약해 초기에는 외국 조선사의 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해당 외국 조선사가 인수한 미국 내 조선소에 자본 투자를 병행하는 방식을 허용하는 것이다. 한국과의 조선 협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거론된 바 있다.



김 국장은 “미국 해군이나 해안경비대가 다수 선박 계약을 체결하고, 그중 초기 물량을 외국 조선사의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하도록 하면서 동시에 해당 기업이 미국 내 조선소에 계속 투자하도록 하는 방식은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 또는 일본 조선사들과도 해군이나 해안경비대를 통한 유사한 협력 모델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업용 조선 분야에서는 의회의 조치 없이는 단일 계약을 통한 다수 선박 구매 수요가 현실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작아 브리지 전략 적용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계획 발표로 일각에서는 미국 내 항구 간 운송은 미국에서 건조된 선박만 가능하도록 제한한 ‘존스법’과 미 군함의 해외 건조를 금지한 ‘번스-톨레프슨 수정법’ 등 그동안 한국 조선업의 미국 진출을 가로막았던 규제들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기대가 나왔다. 다만 의회 차원의 후속 입법과 예산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속한 진전이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 국장은 “새로운 행동 계획은 ‘새로운 황금기’를 위한 대담한 청사진을 제시하지만 성공 여부는 교착 상태에 빠진 입법, 높은 노동 이탈률, 그리고 선박 가치의 최대 80%를 차지하는 취약한 중간 단계 공급망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