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반시장적 담합 반복 땐 시장서 영구 퇴출”

부동산·설탕·밀가루·교복 등 거론
형벌보다 강력한 경제 제재 주문
환경미화원 임금 실태 파악도 지시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부동산 등 경제 산업 전반에서 반시장적인 담합 행위가 뿌리 깊게 퍼져 있다”며 “질 나쁜 범죄를 뿌리 뽑아야 경제의 질적 도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담합 행위에 대한 실질적인 경제 제재를 강조한 이 대통령은 “반시장적 행위가 반복될 경우에는 시장에서 영구적으로 퇴출시키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시장 지배력을 악용한 담합 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시장 신뢰를 훼손하며 국민경제 발전을 방해하는 암적 존재”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시장적인 담합 행위가 이뤄지는 분야로는 부동산뿐 아니라 설탕, 밀가루, 육고기, 교복 등을 거론했다.

“시장 교란 세력 발본색원”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설탕, 밀가루, 육류, 부동산 등의 가격 담합 행위를 “국민경제 발전을 방해하는 암적 존재”로 규정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담합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선 형사처벌보다 경제 이권 박탈이나 경제적 부담 강화 같은 실질적인 경제 제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담합 이득을 훨씬 넘어서는 무거운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고 짚었다. 또 “시장 교란 세력의 발본색원을 위해서 범정부 차원의 강력하고 신속한 대처를 당부한다”고 언급했다.

 

부동산 투기 문제 관련 언급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불평등과 절망을 키우는 망국적인 부동산 공화국을 극복하고,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합리적인 사회 질서를 확립하며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하는 ‘모두의 경제’를 함께 만들어가야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치도 사사로운 이익이나 작은 차이를 넘어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반대하는 야권을 향해서도 우회적으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담합 행위와 불공정 행위에 대해 면밀히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교육부를 중심으로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가 20일 합동회의를 통해 교복값 전반을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개선안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협동조합 활성화를 통한 가격 적정화 등 여러 대안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했다.

 

제분업체들이 밀가루 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은 20년 만에 다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판대에 올랐다. 이날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대한제분·CJ제일제당 등 제분사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 격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들 업체의 담합 의혹을 조사했는데, 조만간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일부 지방정부가 환경미화원의 적정임금 보장 규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과 관련한 철저한 실태 파악도 지시했다.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문제가 있는 경우 책임자를 엄중히 징계하고, 미지급된 임금이 신속히 지급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해당 문제에 대한 감사와 전수조사 등도 이뤄질 전망이다. 김 대변인은 “최근 기초 지방정부에서 관련된 문제가 제기됐었는데, 이 사안에 대해 감사나 유사한 사례가 다른 지방정부에는 없는지 전수조사를 통해서 실태 파악을 하도록 (이 대통령이) 지시한 것”이라며 “이러한 행위들이 근절될 수 있도록 하라는 차원의 지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회의에선 ‘과학기술 인재 확보 전략 방안’ 등이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