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식단을 관리하는 사람이 늘면서 슈퍼푸드, 항산화 식품, 좋은 지방이라는 이름이 붙은 음식들이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 일부 식품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인식까지 더해지며 건강식의 대명사처럼 소비되고 있다.
다만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아무리 건강에 이로운 성분을 가진 음식이라도 섭취량과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정 식품을 많이 먹는 것보다 식단 전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① 하루 한두 알이면 충분한 견과류, 브라질너트
브라질너트는 강력한 항산화 미네랄인 셀레늄이 풍부한 견과류다. 셀레늄은 면역 기능과 갑상선 기능에 관여하는 필수 영양소이지만, 과잉 섭취할 경우 ‘셀레늄 과다(셀레노시스)’처럼 독성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셀레늄을 과다 섭취하면 메스꺼움, 설사, 피부 발진, 탈모, 손톱 변화, 신경계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브라질너트는 소량만 먹어도 셀레늄 섭취량이 빠르게 늘 수 있어 과도한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② 항산화 효과 강조되는 다크초콜릿도 ‘양’이 핵심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초콜릿에는 플라보노이드 계열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어 혈관 기능 개선과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다크초콜릿은 지방과 열량이 높은 식품이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초콜릿을 건강식으로 과도하게 섭취하기보다는 간식 수준으로 즐길 것을 권고하고 있다. 카카오 함량 70% 이상 제품의 경우 하루 약 20~30g 안팎이 적정 섭취량으로 알려져 있다.
③ ‘좋은 지방’이라도 무제한은 금물
올리브오일은 단일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기름은 열량이 높은 식품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하면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올리브오일도 전체 식사량과 열량을 고려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코코넛오일 역시 일부에서 건강식으로 소비되지만, 포화지방 비율이 높은 편이다. 미국심장협회는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고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해 왔다. 코코넛오일은 LDL 콜레스테롤(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된다.
④ 야생버섯, 자연 그대로라고 안전한 건 아니다
야생버섯에는 식용버섯과 독버섯이 혼재돼 있으며 외형만으로 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일부 독버섯은 간과 신장을 손상시키는 강한 독성을 지닌 것으로 보고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야생에서 직접 채취한 버섯을 섭취하지 말고, 반드시 유통 과정에서 안전성이 확인된 제품만 구매해 먹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⑤ 와인은 ‘마셔야’ 좋은 술이 아니다
소량의 알코올 섭취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가 일부 존재하지만, 의료계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 건강을 위해 새로 음주를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코올이 암 등 건강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미 마신다면 줄이는 것이 핵심이며 통상적으로는 성인 여성은 하루 1잔, 성인 남성은 하루 2잔 이내로 제한하라는 기준이 제시된다.
⑥ 시금치·근대처럼 옥살레이트 많은 채소
시금치와 근대, 비트잎 등에는 옥살레이트(수산염)가 많이 들어 있다. 옥살레이트는 칼슘과 결합해 신장 결석 형성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결석 병력이 있는 사람은 생으로 많은 양을 섭취하기보다는 데치거나 삶아서 먹는 편이 옥살레이트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⑦ 초록색 감자와 싹, 반드시 제거
감자의 싹과 초록색 부분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이 들어 있다. 솔라닌을 섭취하면 구토, 복통, 설사,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감자를 조리하기 전에는 싹과 초록색으로 변한 부분을 말끔히 도려내고, 상태가 심한 감자는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⑧ 자몽, 약과 함께 먹으면 문제 될 수 있다
자몽은 장내 효소를 억제해 일부 약물의 혈중 농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일 수 있다.
특히 일부 콜레스테롤 약, 부정맥 치료제, 면역억제제, 항불안제 등과 상호작용이 보고돼 있다. 해당 약을 복용 중이라면 자몽 섭취 전 의사나 약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⑨ 물도 과하면 위험, 저나트륨혈증 주의
짧은 시간에 물을 과도하게 마시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두통, 구토, 혼란,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장시간 운동 시에는 물만 마시기보다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를 함께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⑩ 생선도 종류에 따라 차이
연어와 정어리처럼 비교적 수은 함량이 낮은 생선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상어와 황새치, 눈다랑어처럼 몸집이 큰 생선에는 수은이 많이 축적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산부와 수유부, 영유아의 경우 수은 함량이 낮은 생선을 중심으로 주 2회 내외로 섭취하고, 대형 어종은 섭취를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의료계는 특정 음식 하나에 의존하는 식습관보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 단백질을 고르게 섭취하는 식단이 건강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몸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한 가지 식품을 반복적으로 많이 먹는 습관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