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전쟁이 4년 가까이 이어지며 극심한 병력 부족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고임금과 시민권을 약속하면서 아프리카 케냐 남성 1000명 이상을 참전하도록 유인했다는 케냐 정부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케냐 국가정보국(NIS)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해외 취업을 원하는 케냐인과 러시아를 연결해주는 케냐 내 불법 모집업체와 일부 개인들이 20대 중반부터 50대까지 전직 군인과 경찰, 민간인을 주요 대상으로 병력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월 급여 35만 케냐 실링(약 390만원)은 물론 최대 120만 케냐 실링(약1300만 원)의 보너스와 함께 계약 종료 시 러시아 시민권도 약속했다. 희망자가 나타나면 이들은 케냐 주재 러시아 대사관과 모스크바 주재 케냐 대사관의 일부 직원들과 협력해 러시아 방문 비자를 발급받았다는 것이 NIS의 조사 결과다.
케냐 당국이 공항에서 자국민의 러시아행 출국을 막자 불법 모집업체들은 우회 출국을 위해 이민국 등 정부 기관 직원들을 매수한 사례도 확인됐다. 공항에서의 단속이 대폭 강화된 이후 불법 모집업체들은 우간다나 콩고민주공화국 등 주변 아프리카 국가를 경유해 러시아로 참전 희망자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케냐 외교부가 유사한 조사결과를 발표한바 있는데 당시 발표 인원은 200여명이었다. 이번 NIS 발표에서는 숫자가 5배나 늘었다. 케냐는 다음 달 러시아에서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열어 자국인 용병 모집에 대한 항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그러나 케냐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이날 엑스(X)를 통해 “러시아 정부는 케냐 시민을 불법적으로 모집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