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이 오는 25일로 예정됐던 한·미 연합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연습 계획 발표를 연기했다. FS 기간 실제 병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야외기동훈련을 최소화하자는 한국 측 입장에 미군 측이 난색을 보이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우리 정부의 비무장지대(DMZ) 개방 요구와 9·19 군사합의 복원 선제 추진 등 한·미 간 이견 또는 갈등으로까지 비칠 수 있는 사안이 여럿 불거졌다. 동맹이라고 해서 모든 현안에 같은 목소리를 낼 수는 없지만, 이견이 내부에서 정리되지 않고 파열음을 내는 사태는 우려스럽다.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진영승 합동참모의장은 18일 서해상에서 주한미군 전투기들이 독자 훈련 중 중국 전투기들과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에 직접 항의했다. 자칫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있는 주한미군 활동을 우리 군 당국에 제대로 알리지 않아 한·미 공조에 문제를 드러낸 것도 놀랍거니와, 우리 군 수뇌부가 대놓고 주한미군사령관에게 불만을 표출한 것 역시 이례적이다. 한·미 간 균열이 심화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이날 평택 오산 기지에서 출격한 여러 대의 미 공군 F-16 전투기는 서해상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차디즈) 인근까지 접근, 복귀하는 대규모 훈련을 반복했다고 한다.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북 억지’에서 ‘대중국 견제’로 이동하는 신호탄이란 해석을 낳는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높이는 ‘동맹 현대화’에 한·미 양국이 이미 의견 일치를 봤다고는 하나, 막상 이런 식으로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가 현실화하니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앞으로 이런 일이 더 자주 발생할 개연성이 크다. 그 와중에 우리에게도 불똥이 튀지 말란 법이 없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주한미군 형태와 역할 변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면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는 더 강화될 것이다. 우리가 막을 수도 없다. 그렇다 해도 한국이 원치 않는 분쟁에 휘말리는 상황은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동맹은 상호 신뢰와 공동의 이해에 기반을 둬야 한다. 어느 한쪽의 전략적 판단이 다른 쪽에 부담을 지워서는 안 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한국의 주권적 판단 그리고 긴밀한 협의가 균형을 이룰 때 동맹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 간 협의와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