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후통첩에… 이란 “2~3일 내 핵 합의 초안 전달”

트럼프 “최대 15일” 시한 제시

가디언 “이란, 우라늄 반출은 거부
농축 20% 이하로 낮추는 덴 동의”

美, 시한 종료 이전 공습설도 솔솔
이란 “공격 땐 미군기지 표적” 강경
유혈 진압 한 달 만에 시위 재점화

이란이 2~3일 내 핵 협상 합의안 초안을 미국에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 협상 합의 시한을 최대 보름으로 못 박은 데 따른 것이다. 국제사회가 미국·이란 간 전면전을 우려하는 가운데, 이란에서는 잦아들었던 반정부 시위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미국 MS나우 인터뷰에서 “미국 측 요청으로 제네바 협상에서 가능한 합의안 초안을 준비 중”이라며 “향후 2~3일 내 상부 최종 확인 후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윗코프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 만남에서 초안 문구를 협상해 결론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일주일 내 합의안 문안을 놓고 진지한 협상을 시작해 합의에 이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란 ‘내우외환’ 이중고 이란 수도 테헤란의 아미르카비르 공과대학 인근에서 21일(현지시간) 검은 옷을 입은 대학생들이 “샤(국왕) 만세”를 외치며 종교지도자가 국가를 통치하는 신정체제를 규탄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15일 이란 남부 아라비아해에서 미 해군 전투기가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의 갑판에 착함하는 모습. 테헤란·아라비아해=AFP·로이터연합뉴스

합의안 초안과 관련, 영국 가디언은 이란이 보유 중인 300kg 규모의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는 것은 거부하지만, 우라늄 농축 수준을 무기급인 60%에서 20% 이하로 낮추는 데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도했다.



미국은 협상 시한을 제시하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 평화위원회 첫 회의 연설에서 “미국과 이란은 합의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기습 타격했던 것을 언급하며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앞으로 열흘 안에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핵시설 정밀 타격을 넘어선 공격 범위 확대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전용기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이란과 합의할 것”이라며 “열흘이나 최대 15일”이라고 거듭 밝혔다.

협상 시한을 10∼15일로 제시했지만 지난해 ‘12일 전쟁’처럼 시한 종료 전 기습 공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 미군 측도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란 사정권 내 중동 13개 미군 기지의 3만~4만 병력이 노출돼 있어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 이란의 카타르 알우데이드 기지 공격처럼 사전 통보 없이 기습할 경우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미 국방부 관계자는 NYT에 전했다. 이란이 정권 존립 위협에 따라 전례 없는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이란은 과거 미온적 대응이 위협을 키웠다고 보고 미국의 ‘전쟁 비용’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란은 미국이 공격할 경우 강경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전날 “이란은 전쟁을 먼저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이 공격받을 경우 미군 기지와 자산을 ‘정당한 표적’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 내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재점화됐다. 21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테헤란 샤리프공대·아미르카비르공대 등에서 학생들이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샤 만세” 구호로 추모 집회와 연좌농성을 벌였다. 학생들이 바시즈 민병대와 충돌하면서 부상자도 발생했다.

시위 희생자 추도식에서도 반정부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시위 희생자를 찾은 조문객들은 무덤 주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새로운 방식으로 정부에 항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촉발된 반정부 시위는 지난달 전국으로 번지다 정부의 강경·유혈 진압과 인터넷 차단으로 위축됐다. 당시 당국 추산 3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만명이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