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장 음주운전 면직… 전국은 산불 ‘몸살’

취임 6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
“산불철 수장 공백·기강해이” 비판
주말 15곳 동시다발 발생 ‘비상’

산불이 집중 발생하는 기간에 산불 대응 부처 컨트롤타워인 산림청장이 음주운전으로 직권 면직되자 산림청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인호 전 산림청장은 20일 오후 10시50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신기사거리에서 본인 소유 승용차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버스와 승용차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당시 김 전 청장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호 전 산림청장. 연합뉴스

정부는 김 전 청장을 즉각 면직조치했다. 청와대는 21일 “이재명 대통령은 산림청장이 중대한 현행 법령 위반 행위를 해 물의를 야기한 사실을 확인하고 직권면직 조치했다”고 밝혔다. 신구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출신인 김 전 청장은 취임 6개월여 만에 직을 내려놓게 됐다.

 

문제는 봄철로 접어드는 요즘이 건조한 날씨와 강풍 등으로 대형 산불이 집중 발생하는 산불조심기간(2월1일∼5월15일)이라는 점이다. 실제 21∼22일 경남 함양과 강원 강릉, 울산 등 전국에서 15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특히 21일 하루 동안 12건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는데, 이 중 2건은 피해영향구역이 10㏊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산림청은 청장 직무대리인 박은식 차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산불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박 직무대리는 “산불 발생 시 현장 지휘체계를 철저히 유지하고 모든 가용 자원을 신속히 투입해 초동 대응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화마 덮친 북한산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북한산 일대로 불길이 번지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이날 7시25분쯤 북한산 향로봉 9부 능선에서 발생했고, 산불 진화율은 오후 10시10분 기준으로 약 95다. 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산림청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이다. 산림청노조는 21일 성명에서 “2월부터 5월까지 산불조심기간은 조직의 사활이 걸린 준전시 상황”이라며 “기관장이 음주운전이라는 중대한 비위로 직권면직된 것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국가 산불 대응 체계의 최고 책임자로서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예고된 인사 참사”라는 반응이 나왔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에서 “전국이 산불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산불철에 산림 재난 대응의 최고 책임자가 술 마신 채 운전대를 잡고 사고를 냈다”며 “공직기강이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졌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