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대미투자특별법을 예정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판결로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는 영향을 받지만, 미국이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 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이 각국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한국이 법안 처리를 지연시킨다면 미국이 본보기 삼아 더 크게 보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22일 통화에서 “우리는 한미 양해각서(MOU)를 포함해 그동안 양국이 체결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라며 “그것이 국익을 위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양국의 MOU 이행을 위한 법률로, 투자 합의 자체가 조정되지 않는 이상 예정대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게 여당 입장이다.
진보당과 사회민주당 등 일각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진 현 상황을 기회 삼아 대미투자특별법 논의를 전면 중단하거나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당은 이번 판결이 ‘상호관세’에 국한되는 만큼, 미국이 품목별 관세 등 다른 방식으로 불이익 조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회 대미투자특위 관계자는 “미국은 품목별 관세라는 무기를 다 들고 있는데, 한국이 다른 생각을 가진 것처럼 보이면 보복당할 수 있다”면서 “신뢰관계를 깨기보다 우리가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앞서 1심과 2심에서도 상호관세가 위법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현 상황을 이미 예측하고 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로 한국을 압박해왔다는 설명이다.
대미투자특위는 오는 24일 입법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후 법안 심사를 거쳐 다음달 12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