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총비서 재추대 "세계의 시선 달라져…자존의 절정"

당대회, 재추대 명분으로 "핵 중추 억제력 제고…적대세력 시도 완전히 종지부"
당규약 개정했지만 '두 국가' 반영여부 미공개…김정은 당건설노선 명문화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의 최고 직책인 당 총비서에 재차 추대됐다.

 

북한은 핵무력 건설을 통해 자신들을 '자존, 자강의 절정'에 올려놓았다는 점을 김정은 총비서 재추대의 명분으로 들어 앞으로도 핵·미사일 능력 강화 노선을 흔들림 없이 계속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조선노동당 제9차대회 4일회의가 2월 22일에 진행" 됐다고 보도했다.대회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총비서로 재선되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전날 진행된 노동당 9차 대회 4일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한다는 결정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규약은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에서 '당을 대표하며 전당을 조직 영도'하는 총비서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정은이 맡는 당의 최고 수위 직함은 집권 초기 제1비서에서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에서 위원장으로 바뀌었고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다시 총비서로 변경됐다.

 

결정서는 김 위원장이 "어떤 침략 위협에도 주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만반으로 준비된 혁명적 무장력을 건설"했다며 "역사의 준엄한 도전 속에서도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나라의 전쟁억제력이 비약적으로 제고"됐다고 자평했다.

 

리일환 당 비서는 총비서 선거와 관련한 제의에서 "국방이 선차냐, 경제가 선차냐 하는 문제 자체를 논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말살이나 예속이라는 적대세력들의 착오적인 시도 자체에 완전히 종지부를 찍었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약화하고 북한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며 핵무력을 유지하고도 경제적 번영을 추구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그는 "온갖 위협도 제재도 이제는 우리에게 절대로 통하지 않으며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위험한 상대로 변했음을 적수들도 알고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세계의 시선이 달라졌고 이는 '자존, 자강의 절정'이며 '제8기 당중앙위원회 사업의 위대한 총화'라고 언급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조선노동당 제9차대회 4일회의가 2월 22일에 진행" 됐다고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당대회 4일차 회의에서는 당 규약 개정에 대한 결정서도 채택됐으나, 기존 당규약의 통일, 민족 관련 표현이 삭제됐는지나 남한에 대한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이 명문화됐는지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관련 부분을 개정하고 미공개한 것인지, 개정을 보류한 것인지 불분명하다.

 

결정서는 정치·조직·사상·규율·작풍건설 등 김정은이 제시한 '새시대 5대 당건설 노선'을 "항구적인 당 건설 노선으로 틀어쥐고 나간다는 내용을 명문화"하고 '당중앙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확립하는 등의 내용이 개정 규약에 담겼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2022년 제시한 당 지도 이념인 '새시대 5대 당건설 노선'을 명문화한 것은 선대에서 벗어난 그의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는 행보로도 풀이된다.

 

이날 당대회 석상에서 김 위원장은 선대 지도자 김일성·김정일이 새겨진 배지(초상휘장)를 착용했지만, 다른 연설자들은 김정은 얼굴이 단독으로 새겨진 배지를 달고 나온 점도 눈에 띈다.

 

한편 4일차 회의에선 지난 21일까지 진행된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에 대한 김정관 내각부총리, 윤정호 대외경제상,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의 토론도 이어졌다.

 

김 위원장 사업총화보고의 구체적 내용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해당 의제에 대한 결정서를 부문별 연구 및 협의회에서 연구하고 수정 보충한 뒤 정치국이 심의하고 당대회에서 채택하기로 했다는 보도로 미뤄 사업총화보고를 둘러싼 내부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5년간의 대내외 정책 노선은 이런 과정을 거쳐 이후 채택될 결정서를 통해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이날 진행된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에서는 북한 권부의 대표적 원로이자 '빨치산 2세'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기존 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당 중앙위원에서 탈락해 눈길을 끈다.

 

군부에서도 박정천 당 비서와 리병철 당 군수정책담당 총고문이 중앙위원에서 빠져 원로그룹의 대규모 2선 후퇴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