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및 가족의 간병 부담을 덜기 위해 입원환자에게 돌봄까지 제공하는 간호간병통합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의 약 35%가 홀로 30명의 환자를 돌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 근무 시에는 60%가 홀로 병동을 책임진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업무 중복으로 인해 간호조무사 10명 중 7명은 간호사의 업무도 일부 수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과중한 업무량 등으로 간호조무사 10명 중 3명은 1년 이내에 간호간병통합병동을 떠날 것이라는 의향을 보였다.
23일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간무협)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간호조무사 근무현황 및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간호간병통합병동에 근무 중인 간호조무사 631명을 조사한 결과, 간호조무사 1명당 환자 30명을 돌본다는 응답이 3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간호조무사 1명당 환자 25명이 33.1%, 간호조무사 1명당 환자 20명 17.7%이다. 간호조무사 1명당 환자 12명 이하로 돌본다는 응답은 7.8%에 불과했다.
간호조무사 인력 배치 최대 기준인 ‘1(간호조무사):30(환자)’은 내년에 폐지 예정인데, 여전히 현장에서는 열악한 인력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간호조무사 인력 기준 ‘1:8(상급종합병원)’, ‘1:12(종합병원)’를 적용하는 중증환자 전담병실의 경우에도 현장에서는 간호조무사 1명당 환자 20∼30명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환자 및 가족의 간병 부담을 덜기 위해 입원환자에게 보호자나 간병인 상주가 필요 없도록 하는 제도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지원인력이 입원환자에게 포괄적인 간호와 간병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이 서비스를 이용한 환자는 264만6663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간호조무사 등 인력이 부족한 탓에 병원 현장에서는 환자를 가려 받아 중증환자가 거부당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야간 근무 시에는 간호조무사 한 명이 병동 전체를 담당한다는 응답은 61%로 절반을 넘었다. 또 야간에는 이송 및 환경 정리를 담당하는 병동지원인력이 배치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41.5%로 간호조무사가 해당 업무까지 감당해야 하는 일도 적지 않다.
간호간병통합병동 현장은 직역 간 업무 중복도 나타난다. 간호조무사 중 73.1%(461명)가 업무 분담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답했는데, 이 중 90.2%는 병동지원인력의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간호사의 업무 영역까지 수행한다는 간호조무사도 70.7%에 달했다. ‘위임 불가’ 항목에 해당하는 간호 업무를 간호조무사가 일부 수행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 사례로는 수혈 간호, 배액 채취, 혈관 촬영 검사 준비 등이 있다. 간무협 측은 “간호조무사의 직무 범위가 매우 넓으며, 이에 따른 부담도 임계치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며 “업무 범위를 현장 실정에 맞게 재정비하고, 부적절한 위임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간호조무사의 경우 비정규직 중심의 고용 구조와 낮은 임금 등으로 이직률도 높다. 간호간병통합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41.8%는 연봉이 3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1년 내 이직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은 33.4%로 집계됐다. 가장 주된 이유로는 ‘과중한 업무량(38.4%)’이 꼽혔다. 이어 ‘미흡한 보상’이 21.8%로 나타났다.
간호조무사들은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복수 응답)로 ‘임금 및 수당 확대’를 73.2%로 가장 많이 꼽았다. 또 ‘인력 배치 기준 확대(67.7%)’, ‘업무 및 역할 조정(48.7%)’ 등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간무협 관계자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서는 업무 범위의 명확화 및 소통 구조 개선, 보상 체계의 공정성 강화, 야간 인력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