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국보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 27년 만에 내부 공개 [지금 우리 동네는]

서울 탑골공원에 있는 국보 ‘원각사지 십층석탑’이 27년 만에 유리보호각 없이 시민들을 만난다.

 

서울 종로구는 다음 달 4일부터 15일까지 십층석탑의 내부를 시민에게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유리보호각이 설치된 원각사지 십층석탑의 모습. 종로구 제공

1999년 산성비와 조류 배설물로부터 석탑을 보호하기 위해 유리 보호각을 설치한 이후 시민이 바로 앞까지 다가설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1467년 세조 재위 당시 왕실 발원으로 건립된 석탑은 화강암이 주류인 우리나라 석탑 가운데 드물게 대리석으로 조성된 희귀 유산이다. 탑신 곳곳에 새겨진 정교한 불·보살상과 문양은 당대 불교 미술의 정수로 꼽힌다.

 

그러나 보존을 위해 설치한 유리 보호각은 두꺼운 유리와 빛 반사로 인해 세밀한 관람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결로 현상과 통풍 불량을 유발해 석탑의 물리적 훼손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구는 이번 개방을 계기로 기존 보존 방식의 한계를 직시하고 시민들이 국보의 가치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한다. 이를 토대로 국가유산청과 함께 실효성 있는 보존 대책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해설은 성균관대학교 동아리 역사좀아일이 맡는다. 관람을 원하는 시민은 이날부터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할 수 있고 잔여 인원에 한해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이번 개방은 구가 추진 중인 ‘탑골공원 개선 사업’의 상징적인 출발점이기도 하다. 구는 지난해 11월 공원 일대를 금주구역으로 지정해 고질적인 음주 소란 문제를 해결한 데 이어 서문 복원 등 공간 정비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탑골공원의 역사적 상징성을 회복하고 도심 속 시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되살리겠다는 취지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앞으로도 탑골공원의 역사성을 회복하여 모든 시민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