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국, 인구청년이민국, 고향사랑과 등등.
전남도가 지역 현안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광역지자체 가운데서도 한발 앞서 신설한 전담 조직들이다. 이후 에너지공대 설립,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 인공태양 프로젝트, 대학통합 기반 의대 설립 논의 등으로 이어진 국책사업은 김영록 전남지사의 혁신 행정을 앞세운 대표 성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를 주도해 온 김 지사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초광역 메가시티 기반 구축을 이끄는 핵심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김 지사는 20일 전남도청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제는 수도권 중심 산업 구조를 완화하고 지방에도 전략 산업을 배치해야 국가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며 “전남·광주 행정통합으로 탄생할 특별시가 성공하려면 산업 분산과 재정 인센티브 확대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와의 행정통합을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지금은 인센티브 등 정부의 지원 의지, 광역의회의 추진 동력, 지역사회의 높은 지지율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모두 갖춰진 시점으로, 행정통합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한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행정통합 찬성 의견이 75%로 반대 20%보다 세 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국회 역시 통합추진특별위원회와 입법 추진지원단을 구성해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특별법안도 발의돼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행정통합을 가장 먼저 제안했는데, 도 지역 단체장으로선 의외다.
“행정통합을 공식 제안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과연 단기간에 추진이 가능할지,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이 숙고했다. 파격적인 20조원 재정 인센티브와 과감한 권한 이양, 산업 육성에 무리를 해서라도 돕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확고한 지원 의지와 추진력에 따라 다시 없을 절호의 기회인 만큼 정치적 이해 득실을 떠나 지역의 미래만 생각하고 결정을 내렸다.”
―김 지사가 꼽는 전남·광주 행정통합의 최대 효과는.
“행정통합은 양 시·도의 저력을 하나로 결집해 산업을 일으키고 지역 청년들이 고향에서 원하는 일자리를 얻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땅, 황금의 땅’을 만드는 것이다. AI·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광주와 전남은 대한민국의 첨단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용수, 분산에너지 특구라는 강점을 살려 RE100 산업단지와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기업이 모여드는 ‘미래 100년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이다.”
―통합 이후 예상되는 대도시 쏠림과 농어촌 소외 현상을 막을 균형발전 장치는 있는가.
“통합특별시가 출범하더라도 27개 시·군·구 어느 한 곳도 소외되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다. 특별법에 각종 제도적인 보호장치를 규정해 전남광주특별시의 균형발전계획 수립을 의무화했다. 정부가 약속한 통합 초반 4년간 2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 이후에도 매년 일정 규모의 지원금을 받고 시·군·구 교부세도 확대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균형발전기금을 설치해 낙후지역에 재원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 도시보다는 농어촌지역에 우선 지원하는 게 소위 ‘경제 정의’ 아닌가.”
―통합 화두로 전남·광주 3+1축 산업 대부흥을 위한 비전 ‘Y4-노믹스’를 내세웠다.
“통합의 핵심은 바로 경제다. ‘3+1축 산업 대부흥 전략’은 우리가 만들어갈 400만 전남·광주의 확정된 미래 청사진이다. 그 중심에는 ‘Youth’ 청년이 있다. ‘4’는 특별시를 기존 광주권·서부권·동부권 3축 권역에 새로 남부권을 포함시켜 ‘3+1축’ 4대 권역으로 재편하고 총 4000만평 규모에 반도체, 2차 전지, K푸드 등 특화산업단지와 첨단 신도시를 단계적으로 조성하겠다.”
―반도체 산단은 이미 경기 용인에 있다. 전북지역 정치인들도 용인 산단의 새만금 이전을 주장하던데, 지사도 반도체를 전남·광주권 전략산업으로 내세웠다.
“용인 아래로는 안 된다는 생각은 반도체 산업을 수도권 중심으로 육성하려는 것 아닌가. 이는 수도권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수도권 집중이 강화된 것도 반도체 산업이 수도권에 몰리면서부터다. 이제는 대기업도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기업만 성장하면 된다는 시대는 지났다. 세계적 기업이라면 어느 지역에 가더라도 인력 확보와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지방이 소멸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태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기업들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점차 느끼고 있지만 현실적 여건 때문에 망설이는 만큼, 이를 극복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결국 핵심은 현실적 제약을 넘어설 제도와 지원이다. 전략 산업의 지방 분산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 생존을 위한 과제다.”
―최근 전국 광역단체장 평가에서 1위, 통합특별시장 여론조사에선 2강 중 한 명이다.
“개인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그동안 추진해 온 도정의 방향성과 성과, 정치적 계산이나 이해관계 없이 오직 도민의 삶과 지역의 미래만을 바라보며 일해 온 과정이 신뢰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국회의원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도지사를 거치며 행정과 정치의 전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했고, 직접 몸으로 익혀왔다고 자부한다.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는 자세와 진정성이 시·도민들께 공감으로 전달된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전남이 고령 환자 발생률이나 치명률이 가장 낮았던 데는 이전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노하우가 반영돼 있는 것이다. 지금 지자체들이 앞다퉈 신설하고 있는 에너지국, 고향사랑과, 인구청년이민국도 전남에서 제일 먼저 시작했다.”
―6·3 지방선거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전략인 ‘5극 3특’을 향한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지방 주도 성장이라는 국정철학이 제대로 이행될지에 이재명정부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주와 전남을 합쳐 규모가 커진 통합특별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위해 과연 어떤 성과를 냈고,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실질적인 내용 없이 말로만 하는 선언이 아니라 시·도민들의 삶을 바꾸고, 지역 미래를 혁신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한 결과물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전남광주특별시장에 도전하면 ‘3선’ 광역단체장이다. 특별시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오는 7월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국가균형발전과 지방 주도 성장의 역사적 성공을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모델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소통 정치인이 필요하다. 저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하는 사람이자 소통하는 지도자로서 그 책임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