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여러 나라에 코카인, 메스암페타민, 펜타닐 등 마약을 수출해온 멕시코 마약왕이 사망했다. 멕시코 정부가 미국의 압박 속에 카르텔 수장 검거 작전을 벌인 결과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멕시코군은 이날 할리스코주 타팔파에서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지도자 네메시오 오세게라(일명 ‘엘 멘초’·사진) 체포 작전을 벌였다.
엘 멘초는 군 총격으로 다친 채 체포된 뒤 멕시코시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 엘 멘초를 포함해 4명이 사살되고 2명이 붙잡혔다. 멕시코 국방부는 이들로부터 장갑차와 로켓 발사기 등 무기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작전 과정에서 군인 3명도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엘 멘초의 사망 소식에 조직원들은 할리스코주와 인근 지역 곳곳에서 차량을 불태워 도로를 봉쇄했다. 이는 군 작전을 방해하기 위해 카르텔이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할리스코주의 관광 도시 푸에르토 바야르타 상공에 검은 연기가 치솟고, 공항에서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대피하는 영상이 퍼졌다. 할리스코주는 23일 휴교령을 내렸다.
CJNG는 2009년 멕시코 최대 카르텔 시날로아에서 분리돼 급성장한 범죄 조직으로, 미국 정부는 조직 규모를 1만5000∼2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마약 밀매를 비롯해 갈취와 납치, 살인 등 각종 범죄를 저질러 왔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CJNG를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고 엘 멘초에 1500만달러(약 217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외신들은 멕시코 정부의 엘 멘초 체포 작전이 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지속적인 마약 밀매 조직 퇴치 압박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1월 마약 밀매 혐의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트럼프 대통령은 곧 멕시코 마약 카르텔을 거론하며 “지상 타격을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카르텔 소탕에 협력할 의사를 밝혔다. AP는 이번 작전을 “멕시코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에 마약 단속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최대 성과”로 평가했다.
미국은 이날 엘 멘초 사망 소식을 환영했다.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엑스(X)에 “가장 잔혹하고 무자비한 마약 두목 중 한 명인 엘 멘초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며 “이는 멕시코, 미국, 라틴아메리카 그리고 세계를 위한 대단한 진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