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차 당대회 4일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총비서로 재추대하고, 당 중앙위원회 위원 재편을 단행했다. 당 규약 개정과 인적 쇄신을 통해 김 위원장 중심의 유일영도체계를 제도적으로 굳히고, 장기 집권 기반을 다져가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전날 진행된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하는 결정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38명의 당 중앙위원회 위원·111명의 후보위원 선출과 당 규약 개정에 대한 결정서 채택도 함께 이뤄졌다.
결정서는 ‘새시대 5대 당건설 노선’을 “항구적인 당 건설 노선으로 틀어쥐고 나간다는 내용을 명문화했다”며 “‘당중앙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확립하고 중앙집권적 규율을 강화하는 원칙” 등의 내용이 개정 규약에 담겼다고 밝혔다. 새시대 5대 당건설 노선은 정치·조직·사상·규율·작풍건설 등 김 위원장이 2022년 제시한 당 지도이념을 말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8기 후보위원 중 신규 진입자는 76.5%(85명)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차세대 지도부 예비군에서 과거의 인물들을 대거 정리하고, 자신의 통치철학을 즉각 실행할 수 있는 젊은 충성파들로 전열을 완전히 재정비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관심을 모은 ‘적대적 두 국가’ 명문화나 당 규약에서 통일 관련 문구 삭제 여부 등 대남, 대미 정책노선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선희 외무상, 김성남 국제부장은 중앙위원으로 승진 또는 유임된 반면 8차 당대회 때 중앙위원이었던 리선권 당 10국 부장과 김영철 당 고문 등 ‘대남통’들은 중앙위에서 배제됐다. 대외정책이 대남 ‘적대적 두 국가’ 기조 속에서 러시아 밀착과 신냉전 대응에 무게를 둔 외교 진영으로의 재편됐다는 해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