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연립·다세대주택(빌라)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매매 시장은 거래 대금이 40% 이상 폭등하며 활기를 띤 반면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서울 25개 전 자치구에서 전세 거래가 일제히 감소하며 ‘빌라 전세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매매 시장의 역습, 송파·성동 ‘불장’ 주도
24일 AI 기반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2025년 서울시 연립·다세대 매매 및 전·월세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빌라 매매 시장은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서울 빌라 매매 거래량은 3만 3458건으로 전년 대비 27.3%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거래 금액의 상승 폭이다. 전체 매매 금액은 약 13조 5612억 원으로, 전년(9조 4989억 원)보다 무려 42.8%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성동구의 상승세가 독보적이었다. 성동구는 거래량이 77.7% 늘어나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매매 회전율(재고 주택 대비 거래량)에서도 5.20%로 동작구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거래 규모 면에서는 송파구가 전년 대비 85.8% 폭증한 1조 740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을 견인했다.
◆ 전세 지고 월세 뜨고… ‘월세 비중 60%’ 돌파
매매 시장의 온기와 달리 임대차 시장은 구조적 격변기를 맞이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전세의 퇴조’다. 지난해 서울 빌라 전세 거래량은 전년 대비 17.3% 급감했다. 서울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예외 없이 전세 거래가 줄어들었다.
그 빈자리는 월세가 빠르게 채웠다.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0.0%에 달했다. 특히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분 미만인 ‘순수 월세’ 거래는 전년 대비 16.1%나 늘어나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강북구(-34.4%), 강서구(-33.3%), 관악구(-33.3%) 등 서민 주거 밀집 지역에서 전세 기피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전세 사기 여파와 고금리 기조 속에서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월세를 선택하는 ‘월세 가속화’ 현상이 고착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 강서구 전세가율 74% ‘여전히 주의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나타내는 전세가율은 서울 평균 59.8%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역별 편차는 컸다. 강서구는 전세가율 74.3%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으며 구로구(73.6%), 금천구(73.4%), 강북구(72.8%) 등이 70%를 웃돌았다. 이들 지역은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적어 향후 집값 하락 시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들이다.
반면 중구(40.2%), 용산구(42.1%), 성동구(42.2%) 등은 전세가율이 40%대에 머물렀다. 이는 매매 가격 자체가 높게 형성되어 있어 전세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2025년 서울 빌라 시장은 매매 거래가 회복세를 보였으나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했다”며 “특히 전 자치구에서 전세가 줄고 월세 비중이 커지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면서 임대 수익 구조가 차별화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