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려던 마음 접었다”… 4060 중산층 ‘집값 상승 기대’ 한 달 만에 증발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50대 전망지수 한 달 만에 19포인트 급락한 100 기록
월 소득 400만원~500만원대 중상위층 낙폭 21포인트로 전 소득층 중 최대
40~60대 주력 매매층 심리 위축 뚜렷... 전체 지수 2022년 7월 이후 최대 하락
24일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유리창에 급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일몰을 앞두고 강남권에서도 전고가 대비 수억 원씩 낮춘 ‘절세용 급매’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매수자들의 관망세는 짙어지는 분위기다. 연합뉴스

 

최근 부동산 시장을 지탱하던 허리 계층의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특히 실제 매매 시장의 핵심 주체인 40~60대와 중상위 소득층을 중심으로 하락 전망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 주택 매매 주력층, “상승 기대감” 한 달 만에 급락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전 연령대에서 일제히 하락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50대의 움직임이다. 지난 1월 119를 기록했던 50대의 주택가격전망지수는 2월 들어 100으로 추락했다. 한 달 사이 무려 19포인트가 빠진 것이다.

 

이 지수가 100이라는 것은 향후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한 사람과 ‘내릴 것’이라고 답한 사람의 비중이 정확히 일치함을 의미한다. 50대의 심리가 이처럼 중립 수준까지 내려온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40대와 60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두 연령대 모두 전월 대비 19포인트씩 지수가 급락하며 중장년층 전반에서 ‘상승장 종료’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40대부터 60대까지 주택 매매 주력 계층의 가격 전망 지수가 한 달 사이 19포인트씩 급락했다. 특히 50대는 지수 100을 기록하며 상승과 하락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는 변곡점에 도달했다. AI를 이용해 생성한 이미지

 

◆ 지갑 두꺼운 중산층이 시장 변화에 더 민감

 

소득 수준별로 살펴보면 중상위층의 심리 위축이 더욱 가파르다. 월 소득 400만원~500만원 구간의 응답자 지수는 1월 대비 21포인트 하락한 104를 기록했다. 이는 전 소득 계층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이자 가장 큰 낙폭이다. 이어 월 소득 300만원~400만원 구간은 19포인트 하락한 106을, 5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17포인트 하락한 107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반면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이나 40세 미만 청년층, 70세 이상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이는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부담 속에서 실제 자기 소득을 재원으로 주택 매수를 고민하던 ‘실수요 중산층’이 시장 상황을 가장 냉정하게 바라보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 남성보다 여성이, 청년보다 노년이 ‘상승’에 미련

 

성별과 연령대에 따른 시각 차이도 흥미롭다. 그간 남성이 여성보다 집값 상승에 더 무게를 두는 경향을 보였으나, 2월 들어 남성 지수(107)가 여성(110) 밑으로 떨어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남성들의 시장 전망이 여성보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냉각된 셈이다.

 

전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전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22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부동산 시장에 감도는 이 같은 기류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정상적인 집값 상승세가 국민주권 정부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는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주택을 더 많이 매매하는 연령대인 40~60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 기대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부동산 시장의 ‘진짜 돈’이 움직이는 계층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향후 거래 절벽과 가격 조정의 강력한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