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돌아왔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지고, 더 좋아지고, 더 부유해지며,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국정연설의 첫머리를 극적인 표현으로 장식하며 한 편의 쇼처럼 연출했다.
빨간 넥타이를 매고 성조기 배지를 단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에 들어선 순간부터 쇼맨십을 발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한 미소로 이들을 소개하고, 이들이 충분히 축하받을 수 있도록 말을 멈추고 기다리기도 했다.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등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들에 대한 언급에 약 5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함께 기립해서 한 마음으로 손뼉을 친 순간은 이때가 마지막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케어를 비난하고 이민자 정책 성과를 자랑할 때마다 공화당 의원들은 환호하고 기립 박수를 쏟아냈고, 때로는 'USA'라고 연호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에 앉아 침묵으로 비난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팔짱을 끼고 트럼프 대통령을 가만히 쳐다보거나 때로는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며 야유하고 항의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지난 의회 연설에서 야유와 고성이 이어졌던 것에 비하면 민주당은 조용한 비난을 택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어나지 않는 민주당 의원을 향해서는 "부끄러운 줄 알라"고 고성으로 호통치는가 하면 미국의 사회적 문제를 민주당에 돌리며 "이 사람들은 미쳤다", "민주당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앨 그린(민주·텍사스) 하원의원은 이날 '흑인은 유인원이 아니다'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가 퇴장 조치당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버락 오바마 부부를 원숭이로 묘사한 영상을 올렸다가 삭제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그린 의원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의회 연설 도중에도 항의하다 퇴장당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이 '길 것'이라고 예고했으며, 결국 약 1시간48분간 연설했다.
이는 2000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세운 1시간 28분 49초 간의 국정연설을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이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