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에서 ‘먹는 알부민’ 제품 광고가 쏟아지듯 등장한다. 먼저 누구나 알 만한 흰 가운을 입은 권위 있는 의사가 출연해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나이가 들면 몸속 단백질이 빠져나갑니다. 특히 혈중 알부민 농도가 떨어지면 면역력이 무너지고, 부종이 생기며, 결국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의학적 사실이다. 하지만 광고는 곧바로 교묘한 비약을 시도한다. 특정 ‘먹는 알부민’ 제품을 클로즈업하며 은근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알부민을 챙겨 드셔야 합니다.” 이 연결고리는 과연 과학적으로 타당할까? 이것은 의학적 사실에 기반한 건강 정보인가, 아니면 공포 마케팅을 앞세운 상술인가. 최근 우후죽순 늘어난 ‘먹는 알부민’ 마케팅을 보며 드는 씁쓸한 의문이다.
가장 큰 오해는 알부민을 먹으면 그것이 그대로 나의 혈액 속 알부민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알부민은 단백질이다. 우리가 닭가슴살, 달걀, 콩을 먹으면 위와 장을 거치며 ‘아미노산’이라는 가장 작은 단위로 잘게 분해된다. 비싼 알부민 제품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몸의 소화 기관은 들어온 단백질이 수십만 원짜리 건강기능식품인지, 300원짜리 삶은 달걀인지 구별하지 않는다. 모두 분해되어 동일한 ‘아미노산 풀’에 저장될 뿐이다. 즉, “혈중 알부민이 낮으니 알부민을 먹자”는 논리는 “대머리니까 머리카락(케라틴)을 먹자”거나, “빈혈이니 선지(피)를 먹자”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우리 몸에서 알부민을 만들어내는 공장은 간(Liver)이다. 섭취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흡수되면, 간은 이 재료를 이용해 다시 알부민을 합성한다. 의학적으로 알부민 수치가 낮은 경우는 대개 두 가지다. 알부민을 만드는 공장인 간이 고장 나서 알부민을 못 만드는 간경변 혹은 간암 등일 경우, 또는 신장이 망가져 소변으로 알부민이 새어 나가는 신증후군 등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고가의 제품이 아니라, 간과 신장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다. 공장 기계가 고장 났는데 원료만 계속 쏟아붓는다고 제품이 생산되지는 않는다. 병원에서 처방하는 ‘알부민 주사’는 소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혈관으로 직접 투여해 일시적으로 농도를 올리는 응급 처방일 뿐, 먹는 제품과는 기전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권준수 한양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