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구제 기여자 선정… ‘한국판 노벨평화상’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70년]

선학평화상 10년 역대 수상자들 면면

인류의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기후 위기와 감염병, 빈곤과 난민, 교육 격차 등 인류 공동 과제를 해결하는 일과 맞닿아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를 기치로 제정된 선학평화상은 2025년 제6회 시상식을 계기로 10년의 궤적을 완성했다. 역대 수상자들의 발자취를 통해 이 상이 조명해 온 의제와 의미를 짚어본다.

■제1회~제2회: 기후 정의와 난민 인권



2015년 제1회 수상자인 아노테 통 키리바시 대통령은 해수면 상승으로 국가 존립이 위협받는 현실을 국제사회에 알리며 ‘기후 정의’ 담론을 환기했다. 공동 수상자인 모다두구 비제이 굽타 박사는 저비용 양식 기술 보급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식량 자립을 지원하며 ‘청색혁명’을 이끌었다. 제1회 시상은 기후 위기와 식량 안보를 평화의 핵심 의제로 격상시킨 계기였다.

2017년 제2회 수상자인 이탈리아 출신 외과의사 지노 스트라다는 분쟁 지역에서 무상 의료 활동을 펼치며 전쟁과 폭력의 한복판에서 생명권 보호에 헌신했다. 또 다른 수상자인 아프가니스탄의 교육운동가 사키나 야쿠비 박사는 여성과 난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자립의 기반을 마련했다. 제2회 시상은 난민과 분쟁 피해자 문제를 전면에 제기하며, 평화의 전제 조건으로 ‘생명권’과 ‘교육권’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제3회~제4회: 아프리카 발전과 종교 화합

2019년 제3회 수상자인 소말리아 출신 인권운동가 와리스 디리는 여성 할례(FGM)의 참상을 고발하며 실질적인 법·제도 개선을 이끌었다. 또 다른 수상자인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 아킨우미 아데시나는 농업 혁신과 금융 지원 확대를 통해 빈곤 감소와 경제 자립을 모색하는 발전 모델을 제시했다. 제3회 시상은 아프리카 대륙이 직면한 구조적 과제를 조명하고, 제도 개선과 자립 역량 강화가 평화의 토대임을 환기했다.

2020년 제4회 수상자인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안정적 거버넌스 운영과 지역 협력을 바탕으로 민주주의 기반을 강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또 다른 수상자인 팔레스타인 루터교 지도자 무닙 A. 유난 주교는 중동 지역에서 종교 간 대화와 공존을 촉진하며 갈등 완화에 기여했다. 제4회 시상은 정치적 책임성과 종교 간 화해가 평화 구축의 핵심 요소임을 부각했다.

■제5회~제6회: 보건 형평성과 생태·리더십

2022년 제5회 수상자인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사라 길버트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동 개발에 참여해 코로나19 대응에 기여했다. 공동 수상 기관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은 저소득 국가에 대한 백신 보급 확대를 통해 보건 형평성 제고에 힘썼다. 제5회 시상은 감염병 대응에서 ‘백신의 공공재화’ 원칙을 강조하며, 보건 형평성을 평화의 중요한 조건으로 제시했다.

2025년 제6회 수상자인 케냐 환경운동가 완지라 마타이는 아프리카 식수·조림 사업을 통해 생태 회복과 지역 공동체의 자립 역량 강화를 병행했다. 글로벌 시민운동가 휴 에반스는 기후 위기 대응과 빈곤 퇴치를 위한 국제 모금 캠페인을 이끌며 시민 참여 기반의 연대를 확장했다. 또 한사람 가나의 교육가 패트릭 아우아는 혁신적 고등교육 모델을 통해 차세대 윤리 리더 양성에 기여했다. 제6회 시상은 환경 복원과 시민 연대, 윤리적 리더십이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의 핵심 축임을 보여줬다.

10년의 의미: 연대와 공공선

지난 10년간 수상자들의 활동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는 ‘연대’로 요약된다. 기후 변화, 감염병, 식량 위기, 분쟁과 난민 문제는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는 초국경적 과제다. 선학평화상은 이러한 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인물을 발굴함으로써 평화를 ‘갈등의 부재’가 아닌 ‘인류 공공선 증진을 위한 능동적 실천’으로 재정의해 왔다.

위원회 측은 이 상이 과거 공로에 대한 단순한 포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변화의 확산을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한다. 기후 위기와 불평등이 심화되는 국제 환경 속에서, 수상자들이 보여준 공익적 헌신은 향후 글로벌 거버넌스와 시민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