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유관순 열사를 조롱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한 틱톡 사용자는 지난 22일부터 하루 간격으로 유관순 열사 영상 3개를 연속으로 게재해 도합 2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끌어모았다.
최초 영상에선 열사가 방귀를 뀌고 시원하다고 말한다. 다음 영상에서 열사가 일장기를 향해 애정을 표현하자, 일장기에서 입이 나타나 '나 너 싫어'라고 말한다. 최신 영상에선 상반신은 열사, 하반신은 로켓인 기계장치가 '유관순 방구로켓'이라고 외치며 우주로 솟구친다.
그간 국내에서 AI 기술이 독립운동가 등을 조롱하는 용도로 쓰인 사례는 드물었다. 오히려 열사들의 생전 모습을 생생하게 복원해 애국심·보훈 의식을 고취한다는 호평을 받아왔다. 역사 속 위인과 현대인의 심정적 간극을 줄이는 데 활용돼온 기술이 이번엔 폄하 용도로 쓰인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AI를 통한 '위인 복원'의 폐해가 공론화된 상태다. 지난해 10월 오픈 AI는 소라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이미지를 사용한 영상 생성을 차단했다. 일부 사용자가 '고인 모독'에 가까운 콘텐츠를 양산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현대 흑인민권운동의 시작으로 꼽히는 킹 목사가 1963년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연설 도중 원숭이 소리를 내는 등 인종차별적 언행을 보이는 허위 영상이 생성되기도 했다.
역사학계에선 이러한 '조롱성 영상 복원'뿐만 아니라, AI의 근본적인 부작용이 다방면으로 역사 왜곡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질의응답으로 지식을 일방적으로 알려주는 AI 대화 서비스 특성상, 왜곡된 정보가 전달되더라도 일반 대중이 이를 걸러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챗GPT에 훙커우 공원 의거에 대해 질문하면 '1932년 윤봉길 의사가 일제 주요 인사를 향해 도시락 모양의 폭탄을 던진 사건'이라 답한다. 하지만 당시 윤 의사가 던진 건 도시락이 아니라 물통 모양 폭탄이었다. 다시 확인해보라는 요청에 답변은 '사실 물통 모양이었다'고 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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