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원장회의서 제기된 “법왜곡죄 대상에 헌재도 포함” 해석론

“법 왜곡죄 적용 대상에 헌법재판소도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26일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한 법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본회의에 상정한 법왜곡죄 법안에 대해 일선 판사들의 이러한 의견을 전했다. 재판소원이 법원 재판을 취소하는 사실상 4심제로 기능하는만큼 헌법재판관도 법을 왜곡하면 처벌할 수 있다는 논리다.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전국법원장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의 법왜곡죄 법안은 형사사건 재판 관여 법관과 공소 제기 및 유지 검사를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개정안 문언상 적용 대상은 법관과 검사로 한정되어 있어, 헌법재판관 포함 여부는 해석의 영역에 남겨져 있다.

 

이를 두고 법원 일각에선 형벌법규를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지만, 문언이 가지는 가능한 의미의 범위 안에서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했을 때 헌법재판관도 법왜곡죄 적용 대상으로 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확장해석이나 유추해석 금지 원칙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이와 관련해 형법상 법정소동죄가 규정한 법원의 재판과 법정에 헌재 심판과 심판정이 포함된다는 2020년 대법원 판결이 주목받고 있다.

 

대법원 형사2부는 헌재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선고가 진행된 헌재 대심판정에서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고성을 지른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이러한 이유로 파기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형법 제138조는 ‘법원의 재판 또는 국회의 심의를 방해 또는 위협할 목적으로 법정이나 국회회의장 또는 그 부근에서 모욕 또는 소동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본조에서 규정한 ‘법원의 재판’에서 ‘법원’은 소송법상 의미의 법원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해 재판권을 행사해 공권적 법률판단을 하는 주체로서의 재판기관으로 헌법재판기능을 담당하는 재판기관으로서의 헌법재판소도 소송법상 의미의 법원에 해당한다”면서 “헌재의 헌법재판이 법정이 아닌 심판정에서 이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법원의 재판이나 국회의 심의를 방해 또는 위협할 목적으로 법정이나 국회회의장 또는 그 부근에서 모욕 또는 소동한 자를 처벌하는 본조의 규정은 법원 혹은 국회라는 국가기관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법원의 재판기능과 국회의 심의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은 보호법익과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헌재의 헌법재판기능을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해석이 입법의 의도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