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대출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해 압박에 나선 가운데 서울 상급지 아파트값이 하락 반전함에 따라 영향이 주변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넷째 주(2월23일 기준) 강남구(-0.06%)·송파구(-0.03%)·서초구(-0.02%)·용산구(-0.01%)가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가격 하락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보기로 실제 거래량은 많지 않은 분위기여서 적체되는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매도 희망자는 가능한 한 가격을 적게 내리는 수준으로 호가를 매겨 수요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반대로 수요자들은 지금보다 가격이 더 내려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망하는 분위기가 병존하기 때문이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개포래미안포레스트의 경우 30평형대 기준으로 36억원까지 매매됐는데 34억원까지 낮아진 매물이 나왔지만 매수 의향자는 30억원 이하라면 사겠다고 나오는 중"이라며 "아직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갭이 크고 현실적으로 거래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전체 매물은 이날 기준 7만784건으로 1개월 전(5만5천695건) 대비 27.0% 증가했다.
일단 상황은 매수자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보인다.
송파구 가락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은 많이 쌓이는 중이고, 5월9일이 가까워지면서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수자는 기다리면 급매물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탓에 급하게 사는 사람은 없고 관망하는 분위기라 시간은 매수자 편"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다 거래 약정 '마지노선'인 4월 중순께 급매물이 다수 등장해 가격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9일까지 잔금을 치러야 중과를 피할 수 있는데, 토허구역에서 거래 허가 심사에 3주가량 걸려 거래 약정부터 계약까지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아직은 본격적으로 팔고자 하는 가격 조정 매물은 나오지 않은 채 매도자들이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며 "4월 정도까지 매물 적체량이 늘어나다가 정말로 팔아야만 하는 매물은 매수자들이 원하는 수준까지 가격이 내려오면서 뒤늦게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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