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한 소년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춰 서더니 온몸을 던지듯 거친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올렸다. 순간 주변의 시간도 멈춘 듯했다.
아들의 모습에 놀란 표정이던 부모의 얼굴이 이내 무너졌다. 아버지는 아들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일으켜 세운 뒤 힘껏 끌어안았고, 어머니는 아들의 옷에 묻은 먼지를 연신 털어내며 “괜찮다”는 말을 반복했다. 소년은 부모의 품 안에서 아이처럼 “엉엉” 소리를 내며 울었다.
25일, 송천중고등학교(전주소년원) 8호 처분 수료식을 마친 직후 주차장에서 벌어진 모습이다. 특수절도로 소년원에 온 A(17)군이 과거를 인정하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려는 선언이었다.
우연히 현장을 접한 임춘덕 교무과장은 “그 큰절은 용서를 구하고, 앞으로 부모 앞에 떳떳이 서겠다는 다짐처럼 느껴졌다”며 “소년원이 우리 사회에서 감당해야 할 교화의 의미를 다시 되뇌게 하는 장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8호 처분 집중 인성교육이 있다. 소년법상 8호 처분은 1개월 이내 소년원에 송치돼 집중 교육과 상담을 받는 단기 과정이다. 기간은 짧지만, 가족관계 회복과 자기 성찰에 초점을 맞춘다.
교육팀은 지난 한 달간 소년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평생 범죄자로 살 것인가, 떳떳한 사회인으로 설 것인가”를 끊임없이 묻고 또 물었다. 엄격한 규율 속에서도 스스로 변화의 의지를 갖도록 이끄는 데 주력했다.
이경수 8호 교육팀장은 “소년원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은 차갑지만, 우리는 이곳을 단순히 격리하는 공간이 아니라 가정을 다시 세우는 곳이라 생각한다”며 “한 가정의 ‘걱정’이던 아이를 ‘자랑’으로 돌려보내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