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AI·수소 미래산업 거점 구축’…현대차그룹, 새만금에 9조 투자

정부 5개 부처·전북도와 공동 협약 체결
AI 데이터센터·그린수소·로봇공장 추진
7만1000명 고용·16조 경제효과 기대
새만금, 국가 미래산업 테스트베드로 부상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북 새만금에 9조원을 투자해 로봇 제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수소·재생에너지 산업을 동시에 육성한다. 이는 전북 역사상 단일 기업 기준 최대 규모 투자로, 새만금을 국가 미래 전략산업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7일 군산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GSCO)에서 전북도, 새만금개발청과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기후에너지환경부 등 정부 5개 부처가 참여한 가운데 ‘새만금 로봇·수소 첨단산업 육성 및 수소AI 도시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정부 부처와 광역지자체, 민간기업이 단일 투자 건으로 공동 서명한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이례적이다.

 

협약식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관영 전북도지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투자는 올해 또는 내년부터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현대차그룹은 △AI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발전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생산 △로봇 제조공장 △수소AI 시범도시 조성 등 5개 사업을 새만금 일원에 동시에 전개한다. 기업 측은 16조원의 경제 유발 효과와 7만1000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은 5조8000억원이 투입되는 100㎿ 규모 AI 데이터센터다. 1단계로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을 도입해 자율주행·피지컬AI 연구개발 인프라로 활용하며, 향후 50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새만금의 재생에너지를 직접 공급받아 전력비 절감과 탄소중립 운영을 동시에 달성할 계획이다.

1조3000억원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는 데이터센터와 수전해 플랜트에 전력을 공급한다. 1조원이 투입되는 200㎿급 수전해 플랜트는 연간 3만t(하루 80t)의 그린수소를 생산해 수소모빌리티와 수소AI 도시 등에 공급한다. 생산지에서 소비까지 이어지는 ‘지산지소’형 에너지 자립 모델이다.

 

4000억원이 투입되는 로봇 제조공장은 웨어러블·물류·배송 로봇을 연간 최대 3만대 양산하는 국내 최초 대규모 로봇 전문 생산기지로 조성된다. 협력업체와 부품기업의 집적 효과는 물론 피지컬AI·자율주행 등 연관 산업의 집적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AI 시범도시는 2035년까지 4000억 원을 들여 수소 생산·AI 분석·로봇 활용이 융합된 미래형 복합도시로 조성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역할을 분담해 지원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AI 시티 기반 조성과 수소 생태계 구축, 광역 교통 개선을 맡고, 새만금개발청은 인허가 간소화와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지원한다. 과기정통부는 AI 데이터센터 생태계와 기술개발을, 산업부는 로봇산업 육성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청정수소 정책과 안정적 전력 공급을 담당한다. 전북도는 인허가·보조금 등 행정·재정 지원과 함께 전문 인력 양성 및 연관 기업 유치에 나선다.

 

특히, 전북도는 이번 협약을 발판 삼아 산업별 중장기 후속 로드맵도 함께 가동한다. 로봇 분야에서는 피지컬AI 실증밸리 조성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추진하고, 현대차 전주공장 투자 확대와 연계한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으로 한국형 AI팩토리 수출 거점을 전북에 구축한다는 구상도 포함돼 있다.

 

AI·데이터 분야에서는 데이터센터 2~3개소를 추가 유치하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50개사 육성과 AI 인재 양성 거점 조성 등을 통해 디지털 산업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앞서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은 지난해부터 현대차그룹의 로봇·AI·수소 투자 전략과 새만금 재생에너지 기반 시설의 연계 가능성을 분석하며 선제적으로 유치 활동을 벌여 이번 협약을 끌어냈다. 정부가 새만금을 미래산업 실증 거점으로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상징성도 크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협약식 축사를 통해 “국가와 국민이 함께 키워낸 현대차그룹의 혁신 역량과 풍부한 자원이 합쳐진다면 새만금은 최적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기회의 땅이 되고, 호남권 전체의 경제 지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업의 과감한 결단에 정부는 더 과감한 지원으로 화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재명 정부에서 대기업의 지방에 대한 첫 대규모 투자로 5극3특 전략에 기반한 국가 균형성장으로 나아가는 거대한 신호탄으로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이번 투자는 전북이 대한민국 미래전략산업을 선도하는 계기”라며 “새만금에서 시작된 첨단산업 투자가 전북 전역과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이어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