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아니라 지하”…국힘 지지율 쇼크, 원인은

“이건 뭐 바닥이 아니라 지하로 내려간 느낌이다.”(국민의힘 엄태영 의원)

 

“민심이 우리 당에 준엄한 심판을 하고 있다.”(국민의힘 이성권 의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지율이 장동혁 대표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당내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6·3 지방선거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좀처럼 지지율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이대로 가면 입법, 행정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고스란히 내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27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내려가고 있다거나 매우 낮다는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최근 지지율 하락 상황을 인정했다. 그는 “국민을 위해서 정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돌아가서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2024년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으며 줄곧 위기를 맞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을 계기로 불거진 당 내홍에 더해 최근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결과에도 장 대표가 ‘절윤’을 거부하면서 지지율이 악화일로에 접어들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3~25일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7%로 집계됐다.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TK)에서조차 국민의힘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동률인 28%의 지지를 받았다.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당내 일부 소장파를 중심으로 노선 전환을 위한 의원총회 소집 요구가 나왔고, 중진 의원들이 직접 나서 장 대표에게 당내 여론 수렴과 최고중진회의 개최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장 대표는 ‘절윤’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변화나 실행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현역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비롯해 되려 당내 반장(반장동혁) 세력에 대한 강경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배현진 의원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에서는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 참패는 불 보듯 뻔하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한 줌도 안 되는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 잔재들에게 휘둘려 윤통과 절연하지 못하는 야당 대표가 참 보기 딱하다”며 “10%대로 곤두박질한 정당이 무슨 재주로 지방선거를 치르려고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3연임에 도전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TK 지역 외에는 거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 “2018년 지방선거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당시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TK를 뺀 15곳에서 패배했다. 서울의 경우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 단 한 곳을 제외한 24의 구청장을 내주며 보수 정당 역대 최악의 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 지방선거는 올해 지방선거와 매우 비슷한 구도에서 치러졌다. 각각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였고, 민주당 집권 2년차로 여당이 이른바 ‘허니문 효과’를 누리는 시점에 진행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