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도 다시 판단…사실상 ‘4심제’ 현실화

재판소원법 통과…헌법 어긋나면 ‘판결 취소→다시 재판’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사실상의 ‘4심제’라 불리는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27일 통과했다. 앞으로는 대법원이 판결을 확정했더라도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법원 재판이 기본권을 침해했다면 헌재는 해당 재판을 취소하고 법원은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이날 통과한 재판소원법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심판 청구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구체적인 청구 요건은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한 경우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재판소원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찬성 162인, 반대 63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뉴스1

헌재가 법원 재판을 기본권 침해의 원인으로 판단할 경우 법원은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재판소원은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하며, 헌재는 직권 또는 청구인 신청에 따라 선고 시까지 판결 효력을 정지할 수 있다.

 

지정재판부 재판관 전원이 헌법소원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각하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민주당은 지난해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 이후 사법불신 여론을 강조하며 재판소원을 비롯한 ‘사법개혁’을 추진해왔다.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도 잘잘못을 따질 수 있게 돼 기본권 보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법원은 재판소원법을 두고 “사실상의 4심제”라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소송이 장기화함에 따라 국민의 사법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재의 연간 사건 평균 처리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상태에서 재판소원을 도입하면 헌법재판이 더욱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재판소원이 청구되면 헌재가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확정판결에 대한 효력도 정지할 수 있는 만큼, 형 집행과 구속기간 산정 등에 대한 혼란이 생길 거란 우려도 나왔다.

 

재판소원법은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중 전날 통과한 법왜곡죄에 이어 두 번째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도 처리해 사법개혁 3법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대법관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