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외교전 불붙나…‘하메네이 사망’ 격분한 이란, 美 월드컵 불참 카드?

‘월드컵 외교전’이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후폭풍으로 국제 정세까지 요동치면서다. 이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참가 여부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을 받은 이란이 오는 6월 북중미월드컵에 불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란 국영 TV는 1일 미국이 이란 공습으로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발표한 이후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 AFP연합뉴스

1일 스페인 매체 ‘마르카’에 따르면, 이란축구협회 메흐디 타지 회장은 이란 국영 TV를 통해 “현재 정세에서는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서 개최되는 월드컵에 참가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는 성명을 공식 발표했다. 타지 회장은 이란 리그의 무기한 중단도 공식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1부 리그에는 전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안토니오 아단(에스테그랄), 레알 비야돌리드 출신 미드필더 이반 산체스(세파한) 등 스페인 국적 선수들도 뛰고 있다. 아단은 이란 영공이 폐쇄되기 전 스페인으로 떠났으며, 산체스는 탈출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도 이날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한 이후 올여름 월드컵에서 철수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축구연맹 회장은 “오늘 벌어진 일과 미국의 공격을 고려하면 월드컵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최종 결정은 스포츠 책임자들이 내려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란은 북중미월드컵 본선에서 뉴질랜드, 벨기에, 이집트와 G조에 속했다. 공교롭게 공동 개최국 중 공습을 해온 미국에서 세 경기를 모두 치를 예정이다. 이란이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D조의 미국과 토너먼트에서 대결할 가능성이 있다.

 

예민한 사안인 만큼 FIFA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티아스 그라프스트룀 FIFA 사무총장은 “이란의 소식을 접했다. 회의가 있었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언급하기에는 이르다”며 “세계 모든 이슈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날 이란에 미사일 합동 공격을 감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역사상 가장 사악한 인물 중 한 명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미군의 이란 공습 사실을 발표한 지 약 14시간 만이었다. 하메네이는 이란의 절대 권력자로, 30여 년간 이란 신정체제를 이끈 최고지도자다.

 

이란 정부는 이날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사망을 발표하면서 40일간 전국민 추도 기간과 일주일간의 공휴일을 선포했다.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와 국영통신 IRNA는 “이슬람혁명의 지도자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격으로 순교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방송 앵커는 흐느끼며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