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증원법' 본회의 통과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8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법원조직법 개정안(대법관 증원법)이 찬성 173인, 반대 73인, 기권 1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2026.2.28 nowwego@yna.co.kr/2026-02-28 20:35:02/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더불어민주당이 그제 국회 본회의에서 대법관 정원을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로써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법률을 그릇되게 적용한 판·검사를 처벌하는 법왜곡죄(형법 개정안), 대법원 확정판결도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는 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안)까지 이른바 ‘사법 3법’이 모두 입법부 관문을 넘어섰다. 사법 제도의 근간을 뒤흔들며 정작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의견은 무시했다. 제대로 된 공론화 절차 없는 졸속 입법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대법관 정원을 12명이나 늘리며 민주당은 ‘신속한 재판’을 그 명분으로 삼았다. 그런데 인구가 약 1억2300만명으로 한국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일본의 최고재판소(우리 대법원에 해당)가 1947년 창설 이래 80년간 재판관 정원을 15명으로 제한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납득하기 어렵다. 해당 법률이 시행된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4년 넘게 남은 임기 동안 무려 22명의 대법관을 새롭게 임명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여권 성향의 대법관이 대거 충원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경우 사법부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흔들릴 것은 불문가지라고 하겠다.
법왜곡죄는 처벌 대상 행위가 지나치게 모호해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숱하게 제기됐다. 사건 당사자가 검사의 기소나 판사의 판결에 불만을 품고 법왜곡 혐의로 고소·고발을 남발하면 그 후폭풍은 도무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재판소원제는 사실상의 4심제로, 대법원을 최고 법원으로 규정한 헌법 조항과 배치된다. 대법원 판결이 마음에 안 드는 이들이 “헌재의 최종 판단까지 받아보겠다”며 앞다퉈 헌법소원을 낸다면 결국 사회적 약자들만 ‘소송 지옥’에 휘말릴 것이다. 민주당은 이런 부작용을 깊이 있게 검토해보긴 했나.
전국 법원장들까지 나서 우려를 표하며 재고를 요청했음에도 민주당이 사법 3법 입법을 강행하자 결국 박영재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사의를 밝혔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 또한 사퇴하라”며 사법부 압박을 이어갔다. 삼권분립이란 헌법 가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오연한 모습이다. 조희대 대법원은 대선 직전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하며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그렇다고 해도 사법 3법은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