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 공방에 TK 통합 표류…지역민 “실익 없다” 시큰둥

지자체·광역의회 ‘엇박자’
야권 집안싸움도 자충수
주민 공감 없는 통합 논의
‘그들만의 리그’ 거센 비판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논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막혀 있다. 여야가 절차적 정당성과 전남광주와의 형평성 등을 내세워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대구경북 주민들 반응은 미온적이다.

통합 논의가 민생과는 동떨어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이 나온다.

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의 양보 없는 대치 속에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당초 대구시와 경북도는 7월1일 ‘대구경북특별시’ 공식 출범을 위해 원팀으로 특례를 준비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말 국회 법사위는 광주전남 통합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한 반면 대구경북과 대전충남 통합 법안은 보류 판정을 내렸다.



속을 들여다보면 야권 내부의 집안싸움과 지자체와 광역의회 간 엇박자가 결정적 자충수가 됐다는 지적이다. 당초 대구시의회는 법안 처리를 하루 앞두고 “재정 지원이 불투명하고 의원 정수 비대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졸속 통합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가 행정통합 보류 판정에 따른 문제가 불거지자 다시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국민의힘 소속 대구경북 국회의원 25명은 ‘특례가 광주전남에 비해 부실하다’거나 ‘경북 북부권이 소외된다’는 이유로 내부 이견이 컸지만 합의와 찬반투표를 거쳐 행정통합 추진에 공식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여야의 대치 속 지역 사회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행정통합에 따른 체감 실익이 없다는 데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문경 주민 박모(30대)씨는 “정작 주민이 궁금한 건 ‘통합하면 일자리가 생기나’, ‘집값이 오르냐’ 같은 질문인데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으니 (행정통합이) 크게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先)통합 후(後)보완’에 대한 무력감도 크다. 주민 투표 대신 시·도의회 의결로 넘어가다 보니 주민들이 목소리를 낼 기회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는 이유에서다.

대구와 경북 북부권 주민 의견도 첨예하게 엇갈린다. 대구 시민은 “경북의 낙후된 지역을 우리가 세금으로 떠안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재정 부담을 우려하고, 경북 북부권 주민은 “인프라가 대구로만 쏠리는 빨대 현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정치적 수사만 무성하고 주민 동의와 법안 완성도는 놓친 결과”라며 “3일까지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행정통합은 장기 표류하거나 폐기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