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억칼럼] 달은 차면 기우는 법

민주당 무소불위 권력 휘둘러
사법부 압박 삼권분립도 위협
도덕 불감증까지 임계점 넘어
자중하지 않으면 심판받을 것

현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강력한 정당이다. 국회 의석이 162석으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107석을 압도한다. 조국혁신당 등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을 합하면 190석에 육박한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64%를 기록하는 등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안정적이다. 더구나 현재 야권은 지리멸렬하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어게인’ 논란 등으로 민심과 멀어졌고, 구심점이 될 만한 지도자나 대선 주자도 없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NBS 조사에서 정당지지율이 민주당은 45%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힘은 17%에 그쳤을 정도로 존재감마저 희미하다. 그래서 현재 여권은 견제받지 않는 ‘무풍지대’에 있다.

민주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바탕으로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일삼고 있다. 입맛에 맞는 쟁점 법안들을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을 넘어 이제는 ‘선출 권력 우위론’을 앞세워 사법부를 굴복시키려 하고 있다. 최근 사법 3법의 국회 입법 절차를 마무리한 게 결정판이다. 법왜곡죄법(형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재판소원제 도입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이어 대법관 증원법까지 모두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이 이들 법안은 ‘이 대통령 구하기용 사법 파괴 악법’이라며 잇따라 필리버스터로 맞섰지만, 절대 다수 의석의 민주당은 토론 강제 종결과 표결을 밀어붙였다. 민주당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까지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박창억 논설위원

삼권분립 개념을 처음 정립한 몽테스키외는 저서 ‘법의 정신’에서 ‘재판권이 입법권과 행정권에서 분리되어 있지 않을 때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래서 현대 민주주의 국가는 비선출 권력인 사법권에 독립 지위를 부여해 선출 권력인 입법권과 행정권을 견제토록 한다.



민주당의 최근 행보는 우리 헌정 질서의 토대인 삼권분립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법왜곡죄는 법리 왜곡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 모호해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 정권이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검사를 처벌하는 정치적 보복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재판소원제는 ‘사법권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속한다’는 헌법 체제와 맞지 않는 사실상의 4심제다.

퇴임 후 5개의 재판을 받아야 하는 이 대통령이 이 법들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 증폭된다. 법왜곡죄로 판사 검사들을 직접 위협할 수 있고, 유죄가 인정된다고 해도 헌법재판소에서 다시 재판을 받을 수 있다. 헌재도 곧 이 정권이 장악하게 돼 있다.

이것도 모자라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모임’이 민주당 의원 65%인 105명이 참여해 공식 출범했다. 이 모임은 위원회로 이름을 바꿔 당 공식조직이 됐다. 이 모임 결성의 취지는 이 대통령의 재판에 대한 공소취소를 통해 사건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첫 회의에서 이 위원회는 이 대통령의 대장동·쌍방울 대북송금 의혹뿐 아니라 이 대통령이 ‘내 분신과 같은 사람’이라고 했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뇌물수수 의혹도 조사대상에 포함해 비난을 자초했다. 법치주의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인 셈이다.

민주당의 도덕 불감증 또한 임계점을 넘었다.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 회의 도중 코인 거래를 하다 들통나 민주당을 탈당하고 ‘현지 누나’ 청탁 논란으로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서 물러난 김남국 전 의원을 당의 ‘얼굴’인 대변인에 임명했다. 이 대통령의 대선 경선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2심까지 징역 5년을 받은 김 전 부원장은 전국 순회 북 콘서트를 열고 있다. 그는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 가능성도 내비쳤다.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민주당이 이토록 오만할 수 있는 이유는 견제 세력의 부재 때문이다. 학생 교복 가격까지 직접 챙길 정도로 만기친람인 이 대통령도 ‘공소취소 모임’ 같은 중대 현안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삼권분립 원칙 훼손 논란을 단순한 입법부의 문제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권력은 무한하지 않으며, 달은 차면 반드시 기우는 법이다. 오만한 권력의 폭주 끝에는 늘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었다. 민주당의 자중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