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집안싸움 하며 장외투쟁 나선 국힘, 국민 공감하겠나

국민의힘이 오늘부터 ‘대국민 호소 도보 행진’이라는 이름 아래 장외투쟁에 나선다고 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어제 “민주공화정 수호 투쟁의 제1탄”이라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법왜곡죄 등 이른바 ‘사법 3법’ 강행 처리에 항의하는 차원이라고는 하나 대체 무슨 실익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의석수로는 거대 여당인 민주당을 견제할 능력을 잃은 국민의힘은 2024년 4·10 총선에서 참패해 지금과 같은 정치 지형도를 탄생시킨 근본 원인부터 성찰해야 옳지 않겠나.

사정이 이런데도 국민의힘은 되레 분열과 자멸의 길로 치닫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앞서 1심 법원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나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에겐 마이동풍일 뿐이다. 더 나아가 ‘윤(윤석열) 어게인’ 세력과 절연하라는 한동훈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 당내 일각의 요구를 묵살한 채 반대파에게 제명 등 중징계까지 내렸다. 당 안팎에서 ‘6·3 지방선거는 포기한 듯하다’는 탄식이 터져나온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한 부정선거 의혹을 계엄 선포 명분으로 삼았다. 요즘에는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로 대표되는 윤 어게인 세력이 해당 의혹 증폭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의 끝장 토론에서 전씨는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선관위 서버를 까보자”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런데도 장 대표는 토론 종료 후 “선거를 감시할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상식과 동떨어진 윤 어게인 세력의 부정선거 망상에 힘을 실어줘서 뭘 어쩌자는 것인가.

107석의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들이 똘똘 뭉쳐도 민주당(162석)이 추진하는 법안 하나 막을 수 없는 처지다. 실익 없는 장외투쟁보다는 친윤(친윤석열)과 친한(친한동훈)으로 갈라져 다투는 집안싸움, ‘뺄셈 정치’부터 멈추는 게 마땅할 것이다. 아울러 대여 정치 공세와 별개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만큼은 민주당과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자세를 보이길 바란다. 집권 세력 견제는 야당의 역할이지만 국익과 직결된 법안마저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하다가는 민심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