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자치단체 간 행정통합이 입법과정에서 파행을 거듭하다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만 여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대구·경북(TK)과 대전·충남 통합법은 여야의 입장이 갈려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면 광주·전남만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장을 뽑은 후 7월 특별시가 출범하게 된다. 지방균형의 필요조건인 행정통합은 하나의 기준을 정해서 한꺼번에 추진해야 수도권 일극 체제를 대폭 완화하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지방선거 셈법이 개입되면서 본래의 지방균형 취지가 퇴색됐다.
이렇게 된 데는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 국민의힘이 그제 오후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까지 중단하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TK통합법 의결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대전·충남 통합에 대한 당론까지 정해야 한다는 핑계로 거부했다. 애초 여야가 합의했던 TK통합법 처리를 뒤집은 것이다. 충남·대전 통합은 시도지사와 시도의회까지 반대해 공론화와 숙의 과정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지역에서 반대한다면 졸속으로 추진할 일은 아니다. 국민의힘에서 “지역을 이간질하며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치를 그만두라”(송언석 원내대표)고 해도 여당은 들은 척도 않는다. 야권세가 강한 대구·경북과 현직 시장, 도지사가 국민의힘 소속인 대전·충남의 통합 불발 책임을 야당에 전가하려는 정략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책임 있는 여당의 자세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