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자치구 구의회에서 3선을 지낸 A씨는 최근 통화에서 ‘공천헌금’과 관련해 이같이 말하며 “당사자한테 직접 들었다. 증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해 밝히긴 곤란하다며 “액수가 큰 것으로 안다. 당시 의원을 했던 분들은 다 안다”고 전했다.
공천헌금 의혹을 받는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일 현직인 9대와 전직인 8대 서울 구의원 20명을 상대로 ‘공천헌금 간접 경험’ 여부를 물었더니 70%인 14명이 공천헌금 관련 세부내용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공천헌금을 직접 준 적 있느냐’는 질문엔 모두 “그런 적 없다”고 했지만, 일부는 A씨처럼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당사자를 알고 있다고 했다. 다른 이들도 ‘시의원 1억원·구의원 5000만원’ 같은 구체적 단가에 대해 증언했다.
위원장 일정 동행을 위해 구의원이 ‘24시간 대기조’ 신세가 되는 건 당연하고, 일부는 실제 ‘운전기사’ 역할도 한 적 있다는 증언마저 나왔다.
비례대표로 구의원을 지낸 B씨는 “위원장의 사모님 운전 해준 적도 있다”고 했다.
6·3 지방선거가 90여일 남은 가운데 양당이 지방의원 후보 공천작업에 한창이다. 대개 전·현직 구의원들은 공천·의정활동에서 여의도 정치와 지방의회 간 종속관계를 개선하지 않는 한 공천헌금과 같은 ‘돈’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고 지방자치 질 제고 또한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8대 구의회에서 활동한 C씨는 “국회의원이 지역구 지방의원 공천을 좌지우지해 버리면, 우리 같은 입장에서야 그 사람한테 잘 보여서 또 한 번 공천받을 생각만 하지 뭐하려고 4년 동안 지역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겠나”라며 “일하는 사람만 바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구의원으로 3선을 지낸 D씨는 “정당 공천을 폐지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지방의원들이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의견을 모을 수 있게 여의도에서 개입을 최소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