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與 4선 중진 발탁 안정에 방점… 국정과제 이행 가속 예고

박홍근 기획처 장관 후보 지명

靑 “통합·실용인사 계속될 것
자리 놓고 사람 정해 쓰진 않아”

통합 인사 실험 이혜훈 낙마 후
인사 방향 바꿨나 해석도 나와

朴, 재경위 소속 기획처에 정통
조직 안팎 “불확실성 사라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4선의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을 지명하면서 안정 위주 인사로의 방향 전환을 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보수 야당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하면서 통합 인사의 시험대로 삼았던 것과는 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지난 2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일 춘추관에서 진행한 인선 발표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통합·실용 인사 기조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재명정부의 통합·실용 인사 방향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어떤 자리 하나를 놓고 거기에 실용·통합 인사를 써야 한다고 하지는 않는다. 전체적인 인사 방향에서 실용과 통합의 노선은 계속 가지고 가지만 어떤 자리를 놓고 이건 이런 사람을 써야 한다는 게 정해져 있진 않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출신 이 전 의원을 지명했다 철회한 뒤 민주당 박 의원을 지명한 데 관한 부연설명으로 풀이된다.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경제 전문가가 아닌 현역 정치인이 지명된 데 대해 이 수석은 “전에 지명했던 후보자도 경제 연구자 출신이지만 대다수 경력이 정치권에서 있었던 분”이라며 이 전 의원 역시 박 의원과 마찬가지로 정치인으로서의 경력이 더 길었던 점을 강조했다. 이어 이 수석은 “박 의원이 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운영위원장 등을 거친 예산 정책 전문가라고 볼 수 있다”며 “그래서 조직을 이끌고 실무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초대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기획·예산 부문 국정과제 이행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이 재경위 소속으로 기획처 관련 업무에 정통한 데다 이재명정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기획분과위원장을 맡아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점 역시 기획처 입장에선 ‘플러스’ 요인이다. 기획처는 지난 1월 조직 출범 이후 임기근 차관의 장관 대행 체제가 지속됐다. 이 전 의원이 깜짝 임명됐지만 부정 청약 논란으로 지명 철회되면서 오히려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이에 기획처 안팎에서는 여권의 힘있는 인사가 임명돼야 조직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여론도 높았다. 기획처 관계자는 “임 차관이 열심히 했지만 장관과 차관은 조직 입장에서 차이가 크다”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인사발표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왼쪽)이 2일 춘추관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 장관급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수장 공백 상태가 길었던 만큼 박 후보자에게 주어진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일단 잠재성장률 반등과 국정과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내년도 예산안 핵심 어젠다를 발굴해야 한다. 기획처는 6~8월에 집중했던 예산안 관련 업무 방식을 개선해 올해는 1월부터 예산안 편성을 위한 조기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지출 구조조정 기준 마련과 함께 의무지출 등 중장기적인 제도 개선 방안도 발굴해야 한다. 인구 위기, 탄소 중립, 인공지능(AI) 등 산업 경쟁력 등 한국이 향후 30년 내 마주할 도전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립 중인 ‘미래비전 2050’ 역시 박 후보자가 주도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큰 영광이지만, 막중한 책임감에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기획예산처는 제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직접 기능과 위상을 설계한 조직인 만큼, 그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대도약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힘있게 떠받치는 톱니바퀴이자 윤활유가 되겠다는 단단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했다.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 의원은 4선 중진 의원으로 민주당 내 기획통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를 맡을 당시 원내대표를 맡아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전남 고흥(56) △경희대 국문학과 △경희대 행정학 석사 △19·20·21·22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국정기획위원회 국정기획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