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대법관이 어제 임기 만료로 퇴임했지만, 후임 대법관은 임명 제청조차 되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청와대는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대법관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통령 임명권이 우선이라는 기조인 반면, 대법원은 사법 독립 차원에서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워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어제 “대법관 제청을 청와대와 계속 협의 중”이라고 했지만, 간극은 좁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고려하면 대법관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21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 등 4명을 조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은 40일이 넘도록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청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조 대법원장은 김 판사를 제외한 3명 중 한 사람을, 청와대는 법원 내 진보 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김 판사의 제청을 강력히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김 판사의 남편인 오영준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현 정부 들어 대통령 지명 몫으로 임명된 점 등을 들어 김 판사 제청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부부가 두 헌법기관의 최고위직으로 근무하는 건 전례 없는 특혜라는 점에서 일리가 있다.